포이동 266번지 주민들의 주민등록 등재 문제가 쉽사리 풀리지 않고 있다.

4일 강남구청에서는 포이동 266번지 주민등록 등재 촉구대회가 열렸다.

4일 강남구청 앞에서는 포이동 주민을 비롯한 연대회원, 빈민활동체험단 등 총 200여명이 모인 가운데, 김천복-임정숙 부부 추모제 및 주민등록 등재 촉구대회를 열었다.

2004년 6월 4일 생계를 비관한 김천복 씨가 자살한 데 이어, 한달 뒤인 7월 4일 부인인 임정숙 씨 또한 자살하는 사건이 벌어졌던 것.

이에 따라 포이동 사수대책위원회는 이들을 죽음으로 몰아가고,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는 주민등록등재를 촉구하는 대회를 개최했다.

대책위는 이날 촉구대회에서 강남구청장과의 면담을 위해 구청진입과정에서 경찰과의 충돌이 발생했으나, 부상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몇 차례의 구청진입과정이 되풀이 됨에 따라 구청에서 면담을 받아들였으나, 자치행정과장과의 면담만이 이루어졌으며, 별다른 합의를 도출해 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포이동 사수대책위원회 박동식 공동위원장은 "김천복, 임정숙 부부의 한을 1년이 지난후에나 풀어주게 되어 가슴이 아프다"며 "이들 부부의 죽음은 사회적 타살"이라고 못박았다.

그는 또 "81년 이후 정부정책에 따라 주민등록이 말소된 포이동 266번지 주민들의 주민등록을 등재해 달라"며 "우리도 엄연히 강남구민이었고, 정부의 필요에 의해 우리를 죽이고 있는 것"이라고 개탄했다.

이날 대회 이후 강남구청 진입을 시도하던 대책위와 경찰들의 몸싸움이 벌어졌다.

 박 위원장은 이날 대회에 참가한 2005년 빈민활동체험단 학생들에게 "우리처럼 탄압받고 억울한 일 당하는 빈민이 없도록 학생들이 노력해 줄 것"을 당부하며 "빈민들의 억울함을 위해 이 한몸 헌신할 것"을 다짐했다.

전국민중연대 전광훈 상임의장은 격려사를 통해 "소·돼지도 귀를 보면 번호가 찍혀 있다"며 "포이동 266이라는 번호는 여러분 특유의 번호임이 틀림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국민은 누구나 자기 땅에서 살 의무와 용기가 있어야하며, 특히 용기를 가지고 끝까지 투쟁해 나갈 것"을 당부했다.

이날 대회에 참가해 율동을 선보인 한양대 빈활단 학생은 "'착한 사람들에게'라는 노래처럼 공권력과 자본의 논리속에서 탄압 받고 있는 모든 분들 모두가 착한사람들"이라며 "자신의 권리를 위해 투쟁해 나가는 모습보며 많은 교훈을 얻고 돌아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빈민연대 김흥현 의장은 "정부는 포이동 266번지 주민을 국민으로 취급도 하지 않으면서 주거민 중 군대에 갈 만한 나이의 청년들은 군대로 보내고 있다"며 정부의 불합리한 행정을 지탄했다.

그는 또 "정부는 포이동 266번지 주민에게 주민등록을 등재해 주기 이전에 그동안 인권유린을 자행한 부분에 대해 사과가 선결돼야 한다"며 "모두가 희망으로 투쟁으로 결실을 얻어내자"고 밝혔다.

대책위는 이후 빈활단, 연대단체들과의 서명운동을 실시, 오는 8일 강남구청장 면담을 통해서명서를 전달할 예정이다.

한편, 강남 포이동 266번지는 과거 군사정권에 의해 강제이주를 당해 현거주지에서 25년 동안 살아오고 있다. 하지만 현재 서울시와 강남구청은 강제이주를 시켰다는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주민들을 무단으로 거주하는 것으로 몰아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포이동 266번지 주거지에 주민등록이 등재되어 있는 주민은 단 한 사람도 없는 실정으로, 행정자치부에서 거주가 목적인 경우 주민등록을 등재해주라는 지침이 내려왔음에도 불구하고 강남구청이 지침을 거부하고 있다.

이경하 기자 lkhpress@bok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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