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이 아닌 외부의 개방직으로 임명되게 되어 있는 이 직위를 공무원 출신 인사로 임명한 것이다. 이번 인사는 지난 4월 20일 정책교육국장 임명 과정에서도 특정 인사를 채용할 목적으로 미국변호사 자격을 포함시킨 것과 같은 맥락의 편법 인사다.

이번 인사로 추천권자인 현병철 위원장은 인권에 대한 무지에 이어 국가행정의 무지와 독선을 다시 드러냈다. 또 이명박 정부의 이른바 실용주의 인사 기준이 민주성이나 투명성 그리고 전문성이 아니라 충성도라는 점이 더 분명해졌다.

국가인권위원회의 역할은 권력 기관에 대한 감시와 인권침해에 대한 효과적인 구제조치에 있다. 그렇기 때문에 애초부터 사무를 총괄하는 사무총장직을 외부 전문가로 개방시켜 놓았다. 임명되기 직전에 일반직 공무원직을 사임하고, 형식상 외부인사라는 형식으로 임명하는 것 자체가 법의 취지와 국가인권위원회의 임무를 왜곡시키는 것이다.

국가인권위원회의 인사상의 난맥상은 제도적인 결함도 있다. 위원장은 대통령이 임명하면서 인권적인 통제나 검증 장치가 존재하지 않으며, 국회 추천 인권위원들은 여야가 나눠 먹기로 하고, 대법원장이 무슨 기준에서 추천하는지 알 수 없다. 대통령이 임명하는 다른 인권위원들도 정치적인 배려로 임명된 사례가 많이 있다. 결국 추천 또는 임명되는 인권위원에 대한 기준인 ‘인권의 전문성과 활동의 독립성’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이 없다.

인권단체들은 누누이 인권위원들의 국회인사청문회를 도입할 것을 주장해 왔다. 적어도 인권위원장과 상임위원, 사무총장은 인사청문회를 해야 한다.

새사회연대는 현병철 위원장은 이제 편법적인 구태로 인권행정을 농단하지 말고 사퇴할 것을 촉구한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정권의 것도, 더욱이 인권에 무지하고 편법으로 운영하는 현 위원장의 것도 아니다.

이창수 새사회연대 대표

김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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