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가족의 아이를 돌봐 줄 서비스가 제대로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심각한 위기에 처한 한 장애인가족이 아이 육아와 생계를 위한 긴급지원요청에 나섰다.

뇌병변1급 장애인인 이승연(38) 씨는 지난 6월7일 아이를 출산했다.

그러나 이씨는 물론이고 뇌출혈로 쓰러진 이후 누워서 생활하는 어머니, 연로한 아버지, 대학생인 남편 등 이 씨의 가족들 또한 아이를 지속적이고 전문적으로 양육할 만한 처지가 못 돼 아이돌봄을 활동보조에 전적으로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처했다.

현재 이씨는 180시간, 이씨 어머니는 100시간의 활동보조서비스를 받고 있다.

이씨는 “어머니와 나는 아이를 안아주기는커녕 혼자서 숟가락 하나 들기도 어려워 활동보조가 절실하다”며 “그러나 하루 9시간가량의 활동보조시간으로는 아이돌봄만으로도 턱없이 부족하다”고 절규했다.

게다가 이들 가족이 받고 있는 기초생활수급비 62만원, 장애수당 32만원 총 94만원의 수입에서 관리비, 융자비, 공과금 등 40만원이 빠져나가고 나머지 50만원은 아이 양육비용으로 몽땅 들어간다.

이씨는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부채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 실정”이라고 털어놨다.

또 “활동보조에서 양육 및 보육 관련 전문서비스를 기대하기란 하늘의 별따기”라며 “육아전문서비스를 이용하기에는 비용부담이 너무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어려운 상황을 해결하고자 이들 가족은 28일 거주지 관할인 동대문구청 사회복지과장과 면담을 통해 활동보조 200시간 긴급추가요청을 했으며 지난 27일에는 남편과 아이의 기초수급비도 신청했다.

그러나 사회복지과장은 “내년에 홈헬퍼파견사업을 재개할 예정”이며 “긴급지원에 대해서는 검토하겠다”는 답변만 늘어놓을 뿐이었다.

현재 여성가족부 아이돌보미서비스의 경우, 총 예산 235억으로 231개 시군구에서 실시되고 있으나 서울, 부산, 대전 등 지역에서 예산조기소진으로 인해 이용자가 전체 서비스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등 파행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여성부는 이번 7월부터 만 0세의 영아전담 아이돌보미를 운영하고 있지만 1일 최대 11시간 주5일제 기준 자부담이 41만원이나 돼 실제적으로 매달 이용하기란 어려운 실정이다.

또 보건복지부의 장애아가족 양육지원서비스는 16개 시도에서 실시하고 있지만 688가구(1급장애아동가정)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 대상자가 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은 형편이다.

배복주 장애여성공감 대표는 “자녀 양육 및 육아는 가족 뿐 아니라 사회 모두가 책임져야 할 문제”라며 “특히 장애가정의 양육은 절대적으로 사회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부모가 장애인인 경우 활동보조 확대 등을 통해 양육부담을 줄여주고, 장애아동이 있는 가정에는 교육, 치료서비스를 대폭 지원해야 할 것”이라며 “향후 부처 간 협의를 통해 장애가족의 양육, 상담, 지원서비스 구축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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