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육교사 대부분은 8시 30분에 출근하여 저녁 6시 30분까지 아동들을 보육합니다. 그 사이에 수업이 이루어지며 차량지도(아침, 오후, 저녁 차량), 청소, 상담, 행사 준비 및 진행, 기타잡무 등을 수행해야 합니다. 예전에 다녔던 시설은 지역이 어려운 곳이어서 토요일도 항상 출근하고 매일 늦은시간까지 담임이 있어야만 하는 늦은 종일제여서 당직의 의미가 없을 정도였습니다. 야간연장시설이 아니어도 당연히 늦은 시간까지 근무하는 곳이 많이 있습니다.】

서울시보육시설연합회 민간분과위원회 주최로 7일 서울시청 별관 후생동 강당에서 열린 '민간보육시설에서 우리아이 잘 키우기'라는 주제의 토론회에서 한현아 민간보육시설 보육교사(현대열린 어린이집)가 어린이집 교사의 하루일과를 소개한 내용이다.

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보육교사의 일일평균 근무시간은 10시간 이상이고 급여는 평균 53.4%가 100만원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현아 보육교사는 "우리 민간 보육교사들은 민간보육시설에서 근무하고 있지만 우리가 국공립보다 낮은 처우를 받는다 해서 국공립보다 낮은 자존감으로 어린이들과 생활하지는 않는다"며 "교사의 처우와 관련한 시설간의 평등을 해결하지 않고는 진정한 영유아의 이익이 최우선이라는 신념이 다른 계층을 소외시키는 결과만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민간보육시설 보육교사의 어려운 처우뿐만 아니라 '민간보육시설의 총체적 위기'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어려운 상황에 놓인 민간보육시설의 문제점과 바람직한 운영방안을 모색하는 논의의 장이 마련됐다.

지난 6월 있었던 보육인대회때 보육교사들의 모습.<복지뉴스 자료사진>

토론회에 참석한 민간보육시설장들은 그동안 정부의 지원정책은 시설별 지원으로 정부지원시설과 정부미지원시설로 이원화되어 부모의 소득계층과 상관없이 어떤 유형의 시설에서 보육되어지느냐에 따라 부모의 보육비 부담은 확연한 차이를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또 정부지원시설의 대기아동은 백여명에 이르고 정부미지원시설은 갈수록 어려운 운영난에 허덕이고 있는 실정이라는데 의견을 모았다.

우림어린이집 김애리 시설장은 "보육업무가 여성부로 이관되면서 정부의 정책은 보편주의를 표명하는 보육정책을 시행하고 있으나 아직도 보육비용 부담률이 선진국에 비해 턱없이 낮은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김 원장은 "지원의 대부분이 정부지원시설(국공립, 법인)과 저소득층아동지원에 그치면서 민간(개인)이 85%이상을 차지하는 보육현장에서는 시설장의 과중한 역할, 초과보육, 보육프로그램의 미비, 보육환경의 부실, 낮은 수준의 보육교사와 전문성 결여 등 많은 문제를 야기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보육서비스의 질적 수준을 보장하기 어려운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아울러 그는 "앞으로의 보육은 국공립시설뿐 아니라 민간보육시설을 포함한 모든 보육시설이 시장경제논리에 입각한 수익사업의 일부분으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보육의 공공성을 갖고 모든 영·유아에게 동등하고 평등한 보육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면서 "공보육 확충에는 민간보육의 질 제고가 뒤따르며, 지도권 안에서의 투명한 운영과 자발적 책임이 뒤따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정부의 GDP 대비 보육·교육비 부담률은 우리나라가 0.13%로 다른 선진국에 비해 매우 낮은 편이다.
또한 국공립시설은 정부로부터 교사인건비와 보육료를 지원받으나 민간개인시설은 보육료만 지원받는 어려움이 있다. 특히 우리나라 보육시설의 85%에 이르는 민간보육시설에 대한 재정 지원은 중앙정부 보육예산의 2%에도 못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민간 보육시설에 대한 현실적인 재정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햇빛 어린이집 엄태화 학부모는 "보육예산은 크게 늘어나고 보육료 지원을 받는 대상도 확대되었다지만 일반 부모로서 느낄 수 없고 오히려 일반 보육료는 인상됐다"며 "보육시설의 수는 많지만 맡길 곳이 없다. 보육유형, 시간, 보육의 질 등 다각적인 면에서 보육을 원하는 부모의 요구사항을 정확히 파악하고 보육정책을 수립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간어린이집 경쟁력 강화방안에 대해 서울신학대 백혜리(보육학)교수는 "민간어린이집에 대한 기초조사를 실시하여 민간보육시설의 다양한 발전을 유도하고 특성화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모색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며 "또한 민간보육시설을 어떻게 알릴 것인지에 대한 홍보의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민간보육시설의 질 개선 방향에 대해 김미화 관악구보육정보센터장은 △투명한 운영과 우수보육시설에 대해 정부지원 확대 필요 △보육시설간 거리제한과 보육수요의 충족을 고려한 시설설치 관리 감독 필요 △보육교사의 처우개선책과 근무조건이 제도적으로 정착되도록 정부 지원 필요 △보육시설운영 지원을 위한 전문적인 조력기관 필요 △보육시설에 대한 평가시스템과 부모들의 보육시설생활에 대한 부모의 역할 참여가 지속적인 교육이 이루어지도록 여성부 차원의 홍보 필요 등을 제안했다.

오윤경 기자 ohnews@bok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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