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장애인성폭력상담소, 보호시설협의회 등 성폭력 관련 단체들은 지난 18일 여성가족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적장애인 성폭력 조장하는 사회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최근 정부는 아동 청소년 성폭력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강력한 가해자 처벌수단을 내놓는 등 관심을 쏟고 있지만 지적장애인 성폭력사건은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여성장애인 성폭력 피해자를 계속 양산하는 사각지대를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사회는 장애여성들에게 장애와 성에 대해 낙인을 찍고 왜곡하며 이들이 마땅히 받아야 할 보살핌과 지원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며 "이러한 차별구조는 피해자들이 집단적이고 지속적인 성폭력피해에 고스란히 노출되는 것은 방관하는 것"이라고 힐난했다.

이어 "특히 지적장애인의 경우, 가해자가 관심을 보여주거나 작은 유인만을 사용해도 순종하는 성향이 있다. 이것은 피해자가 항거불능상태가 아니어서도, 성행위가 좋아서 한 것도 아니다"며 "수사기관 및 재판부는 지적장애 특성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비장애 남성중심 시각을 버리고 가해자를 엄중하게 처벌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정부는 지적장애 성폭력 예방대책 및 피해자지원체계를 구체적으로 마련할 것 ▲여성가족부는 여성장애인 열악한 환경에 방치돼 있는 지적장애인 실태를 파악해 이들이 성폭력 등에서 안전할 수 있는 사회서비스 지원체계 구축할 것 ▲여성장애인에 대한 폭력과 차별을 방관하는 사회의 인식개선 대책을 마련할 것 등을 촉구했다. 

상담소 관계자는 "이땅의 모든 여성장애인이 성폭력없는 세상에서 자유롭고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는 그날까지 우리의 요구와 행동은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