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노인복지는 공경하는 마음의 인간존엄성”

포근하고 따뜻한 요양원 위해 10년 조용한 행보 시작

“복지라는 것은 인간의 존엄성을 실현해 나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박성휘 e포근한 노인센터 센터장의 철학이다.

“요양서비스를 받는 어르신들에겐 우리처럼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들이 생의 마지막 인연이 될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마지막 가는 길이 좋은 기억으로 남을 수 있느냐 없느냐가 정해지죠. 공경의 마인드가 없는 서비스가 과연 이들에게 좋은 기억으로 남을 수 있을까요.”

삶의 정리 과정에서 비록 가족으로부터는 어쩔 수 없이 소외당했을지언정 자신이 살아온 이 세상이 그래도 따뜻한 세상이었다는 생각을 가지고 생을 마무리 할 수 있게끔 도와 줄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e포근한 노인센터의 목표이다.

하지만 인간 존엄성이라는 철학을 가지고 요양원을 운영하는 곳이 얼마나 될까?

박성휘 센터장의 생각도 마찬가지다.

박 센터장은 인간 존엄성은 사라진 채 요양원을 단지 사업의 하나로 생각하고 뛰어드는 일부 노인센터들이 우리 사회에서 요양시설이 질타를 받고 있는 일정 요인을 제공하고 있다고 질책했다.

때문에 그는 이러한 점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우리나라 노인복지센터(요양원)에서는 ‘복지’라는 단어를 떼어야 한다고 단언했다.

그는 “노인복지센터들이 복지와 인간존엄성이라는 마인드는 잃어버린 채 마치 옷가게나 음식점이 생기듯이 우후죽순 형태로 생기고 있다”라며 “이런 상황을 볼 때 지금의 노인복지는 바른 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라고 지적했다.

진정한 노인복지를 이루기 위해서는 수익사업에 치중하기보다 서비스 질 개선이 우선시 되어야하며, 지역사회 환원과 근무자들이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 박 센터장의 지론이다.

요양병원과 직접 연계 원스톱 서비스 제공

e포근한 노인센터의 가장 큰 장점은 요양병원과 연계가 되어 있다는 것이다.

“우리 센터의 가장 큰 특징이 재가-요양원-병원이 연계되어 일반수급자 뿐만 아니라 기초생활수급자와 독거노인에게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때문에 필요할 경우 서비스를 그때 그때 바로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죠.”

방문요양, 방문목욕, 방문간호, 단기·주야간 보호서비스를 제공하는 재가센터와 요양시설인 요양원에 요양병원을 연계함으로써 일본에서도 가장 이상적인 서비스 체계라고 인정받는 복합체 형태로 운영되고 있는 것이다.

e포근한 노인센터와 연계되어 있는 e포근한 요양병원은 노인센터의 모체이다.

요양병원을 운영한 노하우를 가지고 2년 전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가 생기면서 센터와 요양원을 개원한 것이다.

요양병원은 물리치료와 운동치료, 작업치료, 미술치료, 원예치료, 레크리에이션치료, 음악치료 등 다양한 재활치료프로램을 운영하고 있다.

치료와 재활, 요양이 동시에 가능한 병원으로 24시간 전문 간병인제도도 운영하고 있는 노인전문 요양병원이다.

“요양병원과 직접 연계돼 있다 보니 서비스 대상자의 진행 정도도 꼼꼼히 챙길 수 있어 효과적이고 일관성 있는 서비스 제공을 할 수 있는 게 다른 요양원과의 차별화죠.”

요양보호사 고용안정으로 서비스 질 우수

e포근한 노인센터의 특징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바로 요양보호사들에 대한 다양한 좋은 환경 제공이다.  노인센터에 근무하는 요양보호사들에게는 4대보험과 교통비가 지급되고 1년 이상 근무자에게는 격려금도 제공되며 그중 우수 직원에게는 일본연수의 기회도 주고 있다.

특히 가장 눈여겨볼 대목은 e포근한 노인센터에서 근무하는 모든 요양보호사의 월급제 정착이다. 또한 퇴직연금제도에 가입해 퇴직 후 퇴직금도 제공되고 있다. 정직원으로 고용하고 있는 것이다. 근무 중 상해를 입으면 요양원과 연계되어 있는 병원 물리치료실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이처럼 풍부한 복지환경 제공으로 이곳 요양원의 이직률은 채 10%도 되지 않는다. 초창기 요양보호사들은 현재 거의 100%가 근무 중일 정도다.

이같은 소문이 돌아 e포근한 노인센터에는 우수한 경력자와 프로정신이 투철한 요양보호사를 확보, 높은 질의 서비스 제공이 유지되고 있다.

“전 요양보호사를 정직원으로 채용하고 고용이 안정되다보니 경력 있고 실력 좋은 요양보호사 확보에도 도움이 됩니다. 요양보호사라는 직업이 굉장히 힘든 직업입니다. 이들에게 좋은 복지를 제공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죠. 이 때문인지 우수 요양보호사 상만 3개를 받았어요.”

자원봉사조직 만들어 사회환원에도 적극적

e포근한 노인센터는 사회환원에도 적극적이다.

요양원 근무자로 구성된 자원봉사조직을 만들어 자원봉사로 사회에 환원하자는 큰 목표를 삼고 구체적인 계획도 마련돼 있다.

“노인요양보험제도가 시행된 지 2년 밖에 지나지 않았어요.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다고 봅니다. 이런 시행착오를 개선해 나가면서 10년의 앞을 내다보고 요양원이 제대로 된 시각으로 평가받을 때 빛을 낼 수 있도록 조용히 걸어가고 싶어요.”

요양원에서의 보다 나은 서비스 질과 함께 앞으로 10년간 긴 호흡을 하면서 요양원 이름처럼 지역사회에 포근함을 느끼는 요양원의 이미지를 가질 수 있도록 조용한 행보를 시작하고 있는 것이다.

지역사회 동참으로 전국민 복지사화

그는 진정한 노인복지로 가기 위해서는 어렸을 때부터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노인에 대한 존경과 공경의 마음은 단시간에 나오는 것이 아니라는 게 박성휘 센터장의 주장이다.

“노인에 대한 공경심이 얼마나 없어 졌으면 버스 등 대중교통 자리에 노약자석이라는 문구까지 있겠습니까. 어릴 때부터 노인 뿐아니라 주변의 불편한 사람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인식전환이 필요합니다.”

박 센터장은 “어렸을 때부터 남을 먼저 생각하는 마인드가 쌓이면 별도의 사회복지라는 말을 할 필요가 없다”라며 “자연스럽게 온 국민이 복지사가 될 수 있는 것이다”라고 역설했다.

그는 아직은 제도가 생긴지 2년 밖에 되지 않은 걸음마를 시작하는 단계이므로 온 국민이 복지사가 되기 위한 전초단계로 지역사회의 동참을 호소했다.

박 센터장은 지역사회 동참의 좋은 예로 일본의 빨간 손수건이라는 독특한 서비스 제공 방식을 소개했다.

그에 따르면 일본의 경우 독거노인 본인의 건강에 이상이 없을 경우에는 빨간 손수건을 집 담벼락에 꽂아 놓는다. 하지만 빨간 손수건이 꽂아 있지 않으면 몸에 이상이 왔다는 신호로 주변 이웃들이 찾아가 그 노인을 살핀다.

“복지는 이런 것입니다. ‘복지=돈’이 아니라 손수건 하나로 주변사람들이 도움을 주고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지게 하는 것, 이러한 것이야 말로 진정한 복지가 아닐까요. 노인들도 사회복지사가 찾아와서 돌보아 주는 것보다는 친분관계가 있는 주변 이웃들이 찾아와 주는 게 더 좋을 것입니다. 지역사회의 동참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좋은 예죠.”

하지만 우리나라의 예를 들며 씁쓸해 했다.

재가 대상자인 노인이 1주일이 될 때까지 행방불명이 된 경우가 있었다. 1주일 후 아무 이상 없이 찾았지만 노인이 길을 헤매고 다니는 것을 보고도 모른 채 지나쳐 버린 것이다.

“현재의 우리 국민들은 피하거나 무시를 해 버리는 경우가 많아요. 노인에 대한 공경심이 없고 주변에 관심이 없는 메마른 사회가 된 것이죠. 노인에 대한 공경심이 있다면 이런 일은 생기지 않을 것입니다.”

올바른 제도정착 위해 정부 교육 절실

박성휘 센터장은 정부의 정책에 대해서도 충고의 말을 아끼지 않았다.

현재 요양원이 가장 불만을 토로하는 것은 등급판정과 수가다

하지만 그는 시각을 달리보고 있다. 등급판정과 수가가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라는 것이다.

박 센터장은 제도에 비해 의식이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좋은 제도를 만들어 놓고 제도권 내에서 알아서 해라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장기요양보험은 매우 훌륭한 제도임에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좋은 제도를 올바르게 이용하고 걸맞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의식을 갖추는 것이 중요한데 시행 2년이 지났지만 서비스를 이용하는 대상자도, 이를 제공하는 요양보호사, 운영자들도 제도를 올바르게 사용해야겠다는 생각보다는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사용하려고만 해요.”

그러다 보니 편법으로 운영하는 곳이 난무하고 정부에서는 이를 찾아내 단속하고 제재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게 된다는 것이 박 센터장의 지적이다.

그는 “따라서 제도에 대한 이해를 돕고 취지를 알리기 위해 범국민을 대상으로 한 교육이 훨씬 효과적일 것”이라고 제안했다.

박 센터장에 따르면 정부에서는 제도에 맞게 서비스 대상자와 운영자, 요양보호사에 대한 교육을 해야 한다.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절대 현재의 문제점은 해결될 수 없다는 것이다.

“제도가 제대로 정착될 수 있도록 국민과 실무자 등의 의식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는 계몽운동 형식의 캠페인이 시급해요.”

아울러 요양보호사도 보람을 가지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줘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래야만 질 좋은 서비스가 제공이 되고 서비스를 받는 사람도 따뜻함을 느낄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전문지식과 복지 마인드로 똘똘 뭉치다

박성휘 센터장이 요양보호사의 복지와 경영마인드, 정책 제안 등 이같이 다양한 시각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은 그의 독특한 이력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는 간호사이면서 사회복지사이자, 현재는 의료경영학 박사과정에 수학중이다.

e포근한요양병원에서 간호사로 7년을 근무했으며 현재는 간호팀장을 맡고 있다. e포근한 노인센터 센터장이면서 간호팀장을 겸임하고 있는 것이다.

그가 간호사로 근무하다가 사회복지사를 공부하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다. 다양한 시각을 갖기 위해서다.

“간호사는 서비스직이면서 전문직이라 볼 수 있어요. 그런데 다양한 시각을 가지기에는 전문적인 시각이 좀 더 강하죠. 요양병원이라는 곳이 어차피 어르신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인데 복지의 마인드가 더욱 필요했던 것이죠. 그래서 사회복지 공부를 한 것입니다.”

박 센터장은 간호 및 사회복지 공부가 요양병원과 요양원에서 일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고 한다.

“간호사로서 전문지식을 가지고 어르신들의 신체 불평호소에 대해 말할 수 없는 부분까지 알고 챙길 수 있죠. 어르신들을 세세히 관찰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여기에 사회복지사로서 복지의 마인드로 접근하다보니 어르신들의 다양한 욕구를 좀더 넓은 관점으로 서비스할 수 있는 것이죠.”

박성휘 센터장의 목표는 크다.

그것은 우리나라 노인복지에 있어서의 인간존엄성 회복과 복지라는 인식전환이다.

이를 위해 그는 지금도  지역사회에서 밤낮을 잊은 채 뛰고 있다.

9년 동안 노인 복지에서 일해 온 그는 아직도 노인복지라는 말을 들으면 가슴이 아프다. 채워지지 않은 진정한 노인복지 완성을 위해 그는 앞으로 10년은 더 정성으로 노력해 전 국민이 복지의식을 가지는데 인생을 던진다는 각오다.

김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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