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을 못 본다고 주저하지 말고 시각장애인도 여행을 떠나는 것이 필요해요. 여행은 장애로 인한 고난을 잊게 해주고 생활의 활력을 되찾을 수 있으니까요.” 

국내 최초로 시각장애인용 맞춤형 점자판 여행가이드북을 낸 송경태 관장은 시각장애인에게도 여행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국내 처음으로 점자판 여행가이드북을 출간한 송경태 관장은 요즘 눈코뜰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출간된 책은 시각장애인 맞춤형이라는 말이 절로 나오도록 사진대신 점자로 그래픽을 대신했으며, 시각장애인이 좋아할 만한 각종 체험여행들로 가득하다. 송관장은 32권, 총 4000여 쪽에 이르는 점자 여행가이드북 출간에 이어, 10월 출간을 목적으로 책 내용을 다시 자원봉사자들의 녹음을 통해 CD로 제작하는 중이다.

송경태 관장이 최근 출간한 시각장애인용 국내 첫 점자판 여행가이드북

 

또 9월 열리는 사하라사막 250㎞ 마라톤에도 참가를 신청, 하루 30㎞씩 맹훈련을 하고 있고, 한일장신대와 서남대를 오가며 후학양성에도 힘쓰느라 빡빡한 일정에도 장애인의 권리확보를 위해 직접 장애인전문 매체를 운영하는 발행인이기도 하다. 

이렇게 바쁜 일정 속에서도 무엇이 송 관장을 책 출간의 결심까지 이어지게 한 것일까. 그는 군복무 시절, 수류탄 폭발로 실명을 하고, 장애인으로서의 여행을 한다는 자체가 얼마나 부질없는 일인가를 뼈저리게 느꼈지만, 포기하지 않고 스스로의 좌절을 버리기 위해 여행을 택했다고.

“장애인을 위한 편의시설, 유도블록, 점자안내 등 우리나라에서 장애인으로써 여행을 한 다는 자체는 쉬운 일이 아니지만, 스스로의 장애를 극복하기 위해 여행을 시작했어요.”

이렇게 시작된 송관장의 여행 이력은 일반인의 여행과는 비교도 안될 만큼 다양하고 이색적이다. 지리산, 한라산 등 국내 명산 10여 곳에 이어 백두산까지 50여 차례가 넘게 등반을 했으며, 미국의 주요도시 2002㎞횡단, 캐나다 스쿼미시 거벽 등반 등 그의 여행에는 항상 도전이란 꼬리가 따라붙는다. 또 그의 인생 역시 아직도 도전해야할 과제들로 산재하다.

시각 장애인들에게 ‘손이 곧 눈’이라는 송 관장은 시도별 관광지 소개에 이어, 문화유산 관광지에 대한 점자 여행가이드 북 출간을 계획하고 있다. 또 시각장애인들에게 적합한 여행지를 꼽아달라는 질문에 청산유수처럼 여러 곳이 그의 입에서 흘러나온다.

“시각장애인들에게 시각적 의미는 아무 의미가 없는데, 유리창에 볼 것을 가져다 놓고 보라는 식의 관광지는 최악이죠. 반면에 남원 춘향파크 공원이나 광릉수목원 등은 인형을 직접 만져볼 수 있고, 점자 안내를 제대로 받을 수 있는 곳이죠.”

송관장은 또 경제적 여유가 된다면 미국 맨해튼에 있는 동물원, 할리우드, 씨랜드, 일본 오사마 등이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여행지로 적합하다고 추천했다. 그동안 앞을 보지 못해, 여행을 꺼려했던 시각장애인과 가족들에게 송관장의 점자판 여행가이드 북은 더없이 좋은 생활의 충전에너지가 되지 않을까. 책을 통해 여행지를 시각장애인에게 체험적 여행을 할 수 있는 맞춤 여행지로 떠날 수도 있고, 책을 통해 간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도 얻을 수 있으니 말이다. 

이 책은 현재 전국의 시각장애인도서관 및 유관기관, 희망하는 시각장애인에게 무료로 보급하고 있다. (문의 : 063-244-4247)

유미화 기자 mihwa@bokjinews.com

유미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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