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31일 복지부 앞에서 '최저생계비 현실화 촉구 결의대회'가 열린 가운데 수급당사자 등 빈곤단체들이 최저생계비 결정 철회 및 재논의를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시장에서 대파 한단에 2600원입니다. 최저생계비 5.6% 인상된대도 생계급여는 2만원도 채 안 오르는데 그 돈으로 무엇을 더 할 수 있습니까." 

지난 달 31일 보건복지부 앞에서 열린 '2011년 최저생계비 생색내기 인상결정 복지부 규탄-최저생계비 현실화 촉구 결의대회'에서 기초수급 당사자인 김학식 씨는 이같이 반문했다.

김 씨는 "기초수급비 40만원 받아봐야 각종 공과금, 집세 등 20만원 이상 빠져나가고 나면 무료급식소에서 끼니를 해결해야 한다. 추운 겨울에 난방비 아끼려고 보일러를 세번 밖에 못 틀었다"고 털어놨다. 

또 "하루에도 몇 번씩, 주위 사람들에게 폐 안 끼치고 조용히 가야지 하는 생각한다. 왜 수급자들은 이처럼 참혹하게 살아야 하나"고 호소했다.

최예륜 빈곤사회연대 사무국장은 "지난 1999년 최저생계비 도입 당시 도시근로자평균소득의 40% 수준이었으나 2010년 30%로 하향됐다"며 "물가인상률보다 약간 높은 인상률을 대폭 인상한 것으로 선전하는 것은 국민을 우롱하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핸드폰 구입비, 가입비, 통화료를 모두 합해 4인가구에 2만5000원을 책정해 놓고 저소득층 생활수준 실질적 향상 위해 핸드폰 비용을 필수품 항목에 포함했다고 선전하는 행태는 신기할 따름“이라고 꼬집었다.

이 날 결의대회를 주최한 민중생활보장위원회는 결의문을 통해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평균소득이나 평균생활비 등 객관적 지표를 두고 굳이 어떤 물건을 빈곤층 장바구니에 담을지 논의하는 모습은 코미디가 아닐 수 없다”며 “3년 후 계측년에는 무엇을 놓고 고민할 것인가. 스마트폰인가 아니면 양말 한 켤레인가”라고 힐난했다.

또 “우리는 예산에 맞춘 복지가 아닌 건강하고 문화적인 생활을 누릴 인간의 권리를 생각한 복지를 원한다”며 “빈곤층의 희망을, 삶을 깎아 당신들의 예산에 끼워넣지 말라”고 경고했다.

마지막으로“우리는 최저생계비 계측방식의 문제점과 비현실성을 비판하며 상대빈곤성 도입과 평균소득의 40% 결정을 요구해 왔다”며 “중앙생활보장위원회는 최저생계비 결정 즉각 철회하고 다시 논의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한편 내년도 최저생계비는 1인가구 53만2583원, 2인 90만6830원, 3인 117만3121원, 4인 143만9413원으로 결정됐으며, 기초생활수급비 현금급여는 올해보다 3.28% 인상돼 1인가구 43만6069원, 2인 74만2496원, 3인 96만530원, 4인 117만8565원이 지급될 예정이다.

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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