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휴직제 확대를 골자로 한 '제 2차 저출산고령화기본계획안' 공청회가 열렸으나 현실을 무시한 정책이라는 호된 비판만 쏟아져 계획 추진에 난항이 예상된다.

정부는 지난 14일 보건복지부, 교육과학기술부, 고용노동부 등 9개 부처 합동으로 마련한 '제2차 저출산 고령사회 기본계획(2011~2015)안 대국민 공청회'를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고 '출산과 양육에 유리한 환경 조성', '고령사회 삶의질 향상 기반구축' 등 4대분야 227개 세부과제를 발표했다.

이 계획에 따르면 육아휴직 급여는 50만원 정액제에서 100만원 한도 내에서 휴직 전 실수령 임금의 40%로 상향하기로 했으며 육아휴직 시 건강보험료 경감액도 늘리기로 했다.

배우자가 쓰는 출산휴가도 무급 3일에서 유급 3일로 바뀌고 필요에 따라 5일까지 사용할 수 있게 되며 또 근로시간 단축, 또는 육아휴직으로 비워진 인력을 대체할 수 있도록 은퇴자 인력풀을 활용하는 등 시스템이 개발된다.

평가인증 결과 우수 등급을 받은 보육시설은 국공립 시설에 준한 운영비를 지원받을 수 있는 공공형 어린이집이나 보육료를 어린이집과 부모 간 협의로 결정할 수 있는 자율형 어린이집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허용된다.

또 근로자에 근로시간 단축 청구권 부여, 휴일 야간 근무시간을 육아기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근로시간 계좌제', 신혼부부 주거지원 소득요건 완화, 둘째자녀 고교 수업료 지원 등도 계획에 포함됐다.

이 날 시민단체들은 "전체 여성 근로자의 70%가 비정규직인 현 상태에서 육아휴직이나 근로시간 단축 자체가 무의미하다"며 "출산을 위해서는 우선 고용과 소득이 안정되야 하는데 비정규직, 단시간근로자들에게 해고를 각오하고 출산만 하라면 과연 할 수 있나"고 반문했다.

참여연대는 "자율형 어린이집은 보육료 자율화와 보육료 인상을 불러올 것이며 부모의 소득수준에 따라 아동의 보육환경이 차별받는 결과 초래한다"며 "국공립보육시설 확대 구체적 계획 대신 자율형 어린이집 운운하며 공적보육시설 확대를 포기한 것은 정부가 진정 저출산 완화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한 청중은 "동네 모임에서 야유회를 갈 때도 예산 집행에 대한 추계부터 세운다"며 "하물며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국가 정책에 예산계획이 없다는 건 계획만 세우다가 말겟다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비난했다.

또 다른 청중은 "계획 안에 결혼 관련 정보 제공 등이 포함돼 정부가 결혼중개기관인 줄 알았다"며 "부모가 있는 가정이 아닌 이혼 또는 비혼가정도 아이를 출산, 양육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내용이 계획에 포함돼야 하지 않겠나"고 지적했다.

한편 정부는 이번 공청회를 바탕으로 다음달 안에 최종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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