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역을 투입한 노점상 강제철거가 전국에서 자행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10일 새벽 부천역 일대에도 200여명의 용역이 투입돼 무자비한 폭력을 가하는 등 도심속 전쟁터를 방불케했다.

전노련은 13일 오전 부천역 광장에서 지난 10일 새벽 자행된 부천시청의 폭력만행에 대한 규탄기자회견을 열었다.

 지난 10일 새벽 3시경 노점상 철거를 위해 부천시와 원미구청이 고용한 용역 200여명이 해머와 쇠파이프를 동원, 70대 노인과 여성, 장애인 등 무차별적 폭력을 가하는 과정에서 20여명이 부상을 입는 사건이 발생했다.

같은 날 오후 9시 40분경 부천시의 살인적인 단속을 견디지 못한 장애인부부가 동반자살을 시도하는 사건도 발생했으나, 시민들의 발빠른 대처로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전국노점상총연합은 13일 부천역 북부관장에서 '해머 쇠파이프 휘두른 폭력용역 해체와 부천시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부천시와 원미구청의 폭력적 노점단속을 규탄했다.

장마로 인한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생존권 사수를 위해 모인 노점상인 50여명은 기자회견을 통해 다시금 부천시의 반인륜적 행태에 결코 물러서지 않을 것을 다짐했다.

이날 전노련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지난 10일 밤 장애인 부부가 용역깡패들의 폭행을 당한 후 얼마나 억울했으면, 분신 자살을 기도했겠냐"며 "이런 상황을 막기 위해 부천시와 원미구청에 대화로 해결할 것을 간곡하게 요청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무시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부천시와 원미구청은 부정부패가 만연하고 탈법이 판치고 있는데 최소한의 생계를 유지하려는 노점상에게 쇠파이프를 휘두르는 등 최소한의 법과 양심, 인권도 무시하고 있다"고 지적한 후 "현재 부천은 '용역 백화점'"이라고 단언했다.

폭력에 시달리던 장애인 부부가 이를 견디지 못해 자동차에 불을 질러 자살을 시도했다. 자살시도로 전소된 자동차.

전노련은 이어 "구청 관계자는 일요일 새벽에 일어난 만행을 몰랐다고 하지만 그것 자체가 직무유기"라며 "용역을 이용한 단속의 책임은 엄연히 구청에 있음은 자명한 것"이라고 밝혔다.

전노련은 이와 함께 부천 경찰서장의 늑장대응을 지적했다. 지구대와 채 10m도 되지 않는 거리에서 만행이 벌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예방하지 않았다는 것.

이에 따라 이들은 "의연하게 투쟁해 부천시와 원미구청이 사주한 용역들의 만행을 응징할 것"이라며 "용역이 해체되는 그날까지 투쟁할 것"을 선언했다.

한편, 전노련은 14일 오후 1시 부천역에서 폭력용역해체 노점상 투쟁대회를 열고, 부천시청까지 가두행진을 벌인 후, 증거인 해머와 쇠파이프, 전소된 차를 부천시청에 전달할 예정이다.     

이경하 기자  

<저작권자 © 복지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