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순도 그리스도대학교겸임교수

「영락교회역사」에 의하면, 1·4후퇴 부산 피난시절, 전쟁의 참상을 치유하고자 한경직 목사를 비롯, 고환규 장로 등이 1951년 7월부터 전쟁미망인에 대한 원호의 필요성에 착념하고, 그 해 겨울 서대신동에 천막 3동을 치고 남편이 전란 중에 공산당에 납치당했거나 순교당한 미망인 가족 22세대 81명을 수용하고 드디어 12월 18일에 다비다모자원(현재의 영락모자원)을 개원했다는 내용이 있다. 이것이 우리나라 최초의 모자보호시설(모자원)에 관한 기록이다.

현재 모부자복지법에 의한 모자원은 전국에 40군데이며 최초의 부자가정보호시설(부자원)이 올해 인천에 설치될 예정이다. 70년대까지 모자원의 입소 생활자는 거의 다 남편과 사별한 가정이었지만 지금은 도시 시설의 경우 80%정도가 이혼가정이다.

예나 지금이나 혹은 사별이든 생별이든 아직도 모자가정은 가장의 부재로 인한 가족의 구조적, 기능적 결손으로 대부분의 가정이 사회적으로 가장 취약한 집단으로 전락한다. 더러는 모나 자녀의 가출로 이어지고 가족이 해체되기도 한다. 모자원은 이러한 위기의 여성가구주 가정을 3년간 보호하며 생활안정을 돕고 가족기능을 강화하고 자립을 도와 궁극적으로는 건강한 가정으로 사회에 복귀하도록 원조하는 생활시설로써 입소자들이 가정단위로 생활하고 있는 유일한 사회복지시설이며, 가족의 해체를 예방하고 가족기능을 회복 혹은 강화시키고 가정을 건강하게 세워주는 가장 중요하고 필요하며 또 가장 힘든 일을 하는 곳이다.

모자복지시설은 모자복지법이 제정되기(1989년) 이전에는 아동복지법에 의한 아동시설로 취급되었고 지금까지도 가족단위 생활시설의 특수성이 배려되기보다는 아동은 보호자가 있다는(고아가 아니라는) 이유에서 홀대받고, 엄마는 이혼녀, 혼자 사는 과부라는 사회적인 부정적 시선 때문에 가정경제, 자녀양육의 무거운 짐과 함께 사회 심리적으로 위축 받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이 것은 모자시설 생활자들에 대한 정부의 가족 정책적 지원, 모자시설 특성에 보다 적합한 지원이 제대로 따라주고 있는가에 대한 재고를 하게 한다.

여타 분야 복지시설에 비해 사회적 관심과 후원이 떨어지는 것은 수긍이 가지만 정부의 지원이나 정책적 배려에서 상대적으로 뒤떨어지거나 후순위에 머무는 것은 모자원 운영자들에게도 책임이 있지만 정부의 책임이 크다 아니할 수 없는데, 그 이유는 담당공무원들의 인식 부족 내지 중간관리자의 비전문성과 잦은 이동, 시·도의 해당 부서간의 비협조 등으로 사안을 통합적 체계적 지속적으로 일관되게 추진할 수 없는 행정체계 등을 들 수 있다.

여성부가 여성가족부로 이름을 바꿨고 모부자복지법 소관 업무가 보건복지부에서 여성가족부로 이관됐다. 보통 새 일을 맡게 되면 의욕이 솟고 문제점을 찾아서 개선하고, 전보다 향상 발전시키고 좋은 성과를 거두려는 노력을 하게 된다. 그래서 염려보다는 기대를 갖게 한다. 업무관련 해당 공무원들의 모자복지에 대한 이해나 현실인식이 실제적이고 적극적이고 의욕적이고 전향적이기를 기대하며, 모자복지에 대한 구체적이고 연차적 발전방안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수 있을뿐더러 모자가정 지원이 가족 정책적이지 못하다는 불만이 해소되기를 기대한다. 차제에 모자복지시설의 실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문제를 진단해서 참신하고 발전적인 처방을 통한 모자복지시설의 일대 쇄신, 도약의 전기가 마련되기를 기대한다.

뿐만 아니라 모자복지시설들도 자기성찰을 통한 새로운 변혁을 스스로 모색해야 할 것이며 시대와 지역사회가 요구하는 모자복지를 추구해야 한다. 사회와 가치기준이 변했고 시설을 이용하는 가족의 형태나 욕구수준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모자복지시설은 그에 부응한 변신을 못했고 구태의연하다. 이제 여성복지시설연합회를 중심으로 법령 개정을 통한 새로운 사업(재가 모자가족의 복지서비스업무를 정부로부터 위탁운영 혹은 사례관리 등)을 모색하거나, 시설자원을 활용한 건강가정지원센터를 운영할 수 있는 방법을 획득, 지역사회 가족복지센터화 할 수 있도록 변신을 꾀해야 할 것이다.

 

유미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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