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정숙 민주노동당 의원

 보건복지부는 제6기 건강보험 재정운영위원회를 구성하며 경실련과 참여연대 추천 인사는 위원에서 배제하기로 결정하였다고 해당 단체에 통보하였다.

건강보험 재정운영위원회는 요양급여비용의 계약 및 건강보험 재정에 관한 사항을 심의·의결하는 가입자 대표기구로 직장가입자를 대표하는 위원 10인, 지역가입자를 대표하는 위원 10인, 공익을 대표하는 위원 10인으로 구성한다.

경실련과 참여연대가 추천하는 위원은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라 시민단체가 추천하는 위원으로 참여해 왔다.

복지부가 이들을 배제한 이유는 단지 ‘오랫동안 활동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건강보험 재정운영 분야에 전문성을 가지려면 당연히 ‘오랫동안 활동’해야 하는데 그것이 배제의 이유라니 어처구니가 없다.

다수를 설득하려면 좀더 그럴듯한 이유를 말해야 한다.

게다가 위원 선정 절차도 투명하지 않다.

복지부는 제6기 재정운영위원회를 구성하면서 9월28일 ‘이전에 활동했던 위원의 재추천도 무방하다’고 밝히고 해당 단체에 위원 추천을 요청하였으며 29일 추천절차를 마감하였다. 그런데 바로 다음날인 30일 ‘내부 입장이 바뀌었다’며 ‘오랜 기간 참여했던 단체들을 배제’하기로 하였다고 통보한 것이다.

복지부는 위원 선정 기준이 어떻게 정해진 것인지, 접수 마감 전후 기준이 달라진 이유는 무엇인지 명확히 해명해야 한다.

참여연대와 경실련은 2011년 수가계약진행 중에 임기가 종료되면 수가협상에 차질이 발생될 것이 우려되니 올해 수가계약 종결 시까지 임기를 연장하거나 조정하는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복지부에 의견서를 제출하였고, 복지부는 6기 위원 구성에 있어 공백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고 한다. 위원 교체가 공백을 최소화하는 것인가?

복지부가 특정단체 위원을 배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MB정부 출범 이후 중앙생활보장위원회,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에 이어 건강보험재정운영위원회까지 끊임없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2008년에도 제5기 재정운영위원회를 구성하면서도 열심히 활동하여 재추천을 받은 ‘건강세상네트워크’ 추천 인사를 배제하고, ‘한반도선진화재단’ 추천 위원을 선임하여 물의를 빚은바 있다.

진수희 장관은 임기를 시작한지 한달 남짓이 지났을 뿐이다.

임기 초부터 이처럼 일방통행을 해서야 남은 임기를 원만히 수행할 수 있을지 심각하게 우려된다.

장관은 독선적 재정운영위원회 구성에 대해 해명하고, 건강보험 가입자들에게 사과해야 한다.

아울러 재정운영위원회는 원점에서 다시 논의하여 재구성하길 촉구한다.

김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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