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유엔장애인권리협약의 실효성을 담보할 선택의정서 비준을 추진하지 않고 있는 데 대해 이번 국정감사에서도 비준을 서둘러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정하균 미래희망연대 의원은 5일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서 진수희 장관에게 “개인진정제도를 두고 있는 다른 협약들은 선택의정서가 채택됐으나 장애인권리협약 선택의정서만 못 하겠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비준을 조속히 추진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우리나라는 2008년 12월2일 장애인권리협약 비준동의안 국회통과에 따라 지난 해 1월10일부터 국내에 발효됐으나 아직 선택의정서 가입은 안 하고 있는 상태다.

장애인권리협약 선택의정서에 따르면 유엔장애인권리위원회는 협약 위반에 따른 피해자로부터 개인·집단 진정을 접수받아 검토하고 조사를 실시하며 이에 따른 제안과 권고를 전달토록 돼 있어 협약의 실효성을 높이는 규정으로 작동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선택의정서를 비준하지 않고 있어 유엔장애인권리위원회는 한국의 협약 위반 피해에 대한 진정은 처리할 수 없는 실정이다.

특히 한국정부는 개인진정제도 관련 규정을 두고 있는 ‘자유권규약’‘인종차별철폐협약’‘여성차별철폐협약’ 등 4개의 국제인권협약 선택의정서는 가입하고 있으면서 장애인권리협약만 선택의정서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정하균 의원은 “진정에 따른 장애인권리위원회의 제안과 권고는 국내법이나 법원의 판결을 개폐하는 법적 구속력은 없고, 단지 권고적 효력 밖에 없는 것이기에 국가 주권에 과도한 제한을 가져오거나 국내법 체계와 중대한 충돌을 야기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장애인권리협약과 동일하게 위원회의 조사제도가 인정되는 여성차별철폐협약 선택의정서 비준 시 위원회의 조사권 행사는 당사국의 협조를 필요로 하고, 조사대상 사건에도 제한이 있어서 별 문제가 없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었다”며 “유독 장애인권리협약만 부담스러워서 선택의정서 비준 추진을 못 한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정의원은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정부가 장애인권리협약 선택의정서 비준 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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