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갖고 있는 것을 몽땅 잃었소. 제발 상심하지 말구려. 앞으로는 더럽고 형편없는 도둑놈처럼 몰래 빠져나가 도박판에 끼어드는 짓을 하지 않겠소. 믿어주오.”

러시아의 대문호 도스토예프스키가 쓴 ‘아내에게 보내는 편지’의 일부분이다.

최근 해외 원정도박설로 연일 뉴스에 보도되고 있는 방송인 신정환은 몇 년 전에도 비슷한 사건으로 물의를 일으킨 적이 있기 때문에 한번 도박에 중독되면 그것을 극복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주는 구체적 사례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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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스토예프스키의 편지에서 보듯이 도박은 ‘갖고 있는 것을 몽땅’ 잃게 하는 행위이며 가족이나 주위 사람들을 ‘속이고 몰래’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국무총리소속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사감위)에서 충남대학교 산학협력단에 의뢰해 국내 사행산업 이용실태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 인구의 도박중독 유병률은 6.1%(2010년)로 상담과 치료가 필요한 중독자가 230만 명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유병률은 영국(1.9%, 2007년), 캐나다(1.7%, 2005년), 오스트레일리아(2.55%, 2006년) 등과 비교해 볼 때 매우 높은 편에 속한다.

도박중독은 자신뿐 아니라 가족과 주변사람들에게도 피해를 주게 되는데 중독 상태에 이르면 일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할 뿐 아니라 도박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범법행위를 저지르게 되는 등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이어지게 된다.

조현섭 사감위 중독예방치유센터 센터장은 “만약 자신이 도박에 투자하는 금액과 시간을 사용하는데 있어서 일상생활을 유지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정도이거나, 도박으로 인해 가족과 주변사람들과의 관계가 점차 멀어지고 있다면 반드시 전문가의 상담 및 치유를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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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독에서 빠져나오기 위해서는 개인의 의지와 노력뿐 아니라 가족의 도움과 전문가의 상담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런 도박중독자들의 어려움을 나누기 위해 2007년 사감위 중독예방치유센터가 설립돼 운영되고 있다.

중독예방치유센터는 전문 상담원과의 1:1 상담서비스뿐만 아니라 헬프라인(080-300-8275)을 통한 전화상담 및 홈페이지(www.pgcc.go.kr) 상에서 비공개 상담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중독자 가족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숲 치유 프로그램과 난타, 해피아티스트 등 문화 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채무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독자들을 위해 재정상담 및 법률상담도 매달 실시하고 있다.

심리적, 정신적 치유 뿐 아니라 법률적, 재정적으로도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들은 참여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어 앞으로도 여러 형태의 치유 프로그램 개발할 계획이다.

지난 8월에는 수원과 부산에 경기도박중독예방치유센터와 부산도박중독예방치유센터가 개소식을 갖고 본격적인 지역 내 도박중독예방·치유 활동을 시작했다.

경기센터는 가톨릭대학교, 부산센터는 고신대학교가 운영기관으로 지정됐다. 센터들은 전문상담서비스 외에도 지역사회 네트워크 기반 구축 및 협력사업, 지역사회 특성을 고려한 실태조사 분석 등 지역맞춤형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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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감위는 도박중독자들이 가까운 지역센터 이용을 통해 지속적인 상담과 재활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2013년까지 16개 광역시도에 지역센터를 설치할 계획이다.

지역사회 내에 도박중독예방·치유센터, 거주시설, 중간집, 쉼터 및 직업재활센터 등을 설치해 도박중독자의 수준에 맞는 다양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원스톱서비스 시스템은 해외에서는 일반화돼 있는 선진적 시스템으로 국내에서도 이번 지역센터 오픈을 시작으로 점진적으로 확대, 추진할 예정이다.

사감위는 일반국민들에게 도박중독의 심각성을 알리고 이를 예방하기 위해 매년 9월 17일을 ‘도박중독 추방의 날’로 지정하고 그 주간을 ‘도박중독 예방주간’으로 선포해 다양한 예방치유 홍보활동을 벌이고 있다. 지난 9월 11일과 12일에는 서울역 광장에서, 16일과 17일에는 수원역과 부산역 광장에서 시민들 대상 도박중독 예방치유에 대한 대대적 현장 캠페인을 진행했다.

지난 9월 13일 국립중앙박물관 대강당에서 열린 기념식에서는 ‘행복 찾기 클로버 캠페인’ 상징물이 공개됐다. 행복을 상징하는 세잎 클로버 상징물과 함께 ‘행운(요행)을 떼어내면 행복이 됩니다’라는 슬로건을 공표했다. 이 슬로건은 행운을 상징하는 네 개의 클로버 잎에서 행운(요행)의 한 잎을 떼어내면 진정한 행복을 찾을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조현섭 센터장은 “한탕주의가 만연한 사회에서 쉽게 도박에 빠질 수 있는 위험을 경고하고 행운(요행)만을 바랄 것이 아니라 절제를 통해 현재의 행복을 지키자는 의미를 전달하고자 본 캠페인을 기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사감위 중독예방치유센터에서는 일반국민들을 대상으로 ‘행복 찾기 클로버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전개하고 특히 도박중독의 폐해와 위험성을 알리는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해 학생들에게 적극적으로 예방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다.

캠페인의 상징물인 세잎 클로버는 앞으로 예방치유 활동과 포스터, 리플렛 등 홍보물에 다양하게 활용될 예정이다.

※ 중독예방치유센터

중독예방치유센터는 도박에 의한 중독의 예방과 치유 등을 전담하는 기구로 2007년 9월 17일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내에 설립됐다. 중독예방치유센터는 도박중독의 예방치유를 위한 정책과 프로그램 수립·시행, 중독실태의 조사·연구, 상담·교육 및 홍보, 전문인력 양성, 중독의 치유 및 재활지원 등을 통해 도박중독으로 인한 부작용을 예방치유하고 국민들의 건전한 여가 및 레저 활동을 정착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김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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