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지못해 살고 있다"
"인간답게 살고 싶다"
14일 오후 1시 부천역 북부광장. 노란색 깃발아래 모여든 2천여명의 노점상인들은 30도를 웃도는 찜통같은 더위에도 불구하고 저마다 생존권을 사수하기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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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의 투쟁대회가 대규모가 열린 것은 비록 미수에 그쳤지만 폭력단속을 감당하지 못한 장애인 부부의 '자살'시도가 한 몫 한 것.
특히 이들이 '폭력용역해체와 노점탄압분쇄를 위한 부천서부지역 노점상 투쟁대회'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부천역 광장에 모인 이날은, 부천의 주요 행사인 '제9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가 개막되는 날이었기에 이들은 투쟁은 더욱 뜻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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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현재 부천시 홍건표 시장을 비롯한 관한 구인 원미구청에서는 '용역을 고용한 적이 없으며,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발뺌하는 상황이다.
이날 김흥현 공동의장은 격려사를 통해 "노무현 정부는 2만불 시대로 가자고 하지만 정녕 누구를 위한 2만불 시대인지 의문스럽다"며 "정작 우리를 보호해 주어야 할 정부가 우리를 더욱 거리로 내몰고 있다"고 개탄했다.
그는 또 "가장 보호받아야 할 장애인, 고엽제 전우, 북파공작원들의 손에 가스총과 대검, 쇠파이프를 쥐어주며 폭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이 부천시청 홍건표 시장"이라며 "시장이 책임지지 않을 시에는 오늘부터 시행되는 사치스러운 영화제 또한 우리의 힘으로 저지할 것"이라고 엄포했다.
범민련 이규재 의장은 "세계적으로 노점상이 없는 나라가 없다"며 "그러나 정부는 사회에 크게 피해주지 않고 노점으로 생계를 유지하겠다는 상인들에게 폭력과 탄압을 일삼고 있다"고 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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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동당 경기도당 정형주 의원은 "우리는 '노점상'하면 '생존권'이 떠오르지만, 홍건표 시장은 '단속'이 떠오르나 보다"며 "홍 시장은 절박한 상황의 이들을 위한 해결책 제시가 아닌 탄압으로 밟아 뭉갤 생각만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1시간 가량 진행된 본 집회 이후 2천여명의 노점상인들은 4시 부천시청에서 열리는 부천판타스틱영화제 개막식 전, 부천시청을 점거하기 위해 2차선을 확보한 채 시청으로의 가두행진을 벌였다.
특히 가두행진 대열 가운데에는 지난 10일 장애인 부부의 분신자살로 전소된 자동차를 장정 7∼8명이 수레바퀴에 의존한 채 밀어나가는 등, 부천시청의 폭력적인 노점단속으로 인해 삶의 벼랑에 내몰린 상인들의 고통과 아픔을 시민들에게 알려내는 계기를 마련했다.
부천역에서 떡뽁이 노점을 한다는 40대의 한 상인은 2시간 30분의 대장정에도 불구하고 "힘들어도 이건 힘든 게 아니고, 우리가 투쟁해야 할 일"이라고 잘라 말하는 폼이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다는 결연한 의지로 다가왔다.
4시 30분 부천시청 앞. 부천시청 앞은 이미 도착한 전투병력들이 시청을 에워싸고 전투태세를 갖추고 있었다.
시청앞 도착 직전에 시청으로부터 면담 통보를 받고 들어간 노점대표 5인은 1시간여의 면담을 했음에도 불구, '실무협의회를 구성해서 대화하자'는 임시방편적 이야기만 듣고 나올 수 밖에 없는 등 결국 결렬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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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구성된 5인의 대표팀이 면담에 응한지 40여분만인 6시 20분경 협상이 타결됐다는 소식이 전해졌으며, 면담에 참석했던 부천서부지역연합회 정영수 지역장은 △수거해 간 마차를 구청에 열람해 돌려 줄 것 △협의체 구성을 공문화해 구청으로 발송하고, 구청장을 중심으로 한 협의체 구성에 성실히 임할 것을 다짐받았다.
5시간여 동안 벌어진 이날 규탄대회에서는 물리적인 마찰이 예고됐으나, 일부 요구안에 대해 부천시청이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일단락 됐다. 그러나 이미 여러차례의 '말 바꾸기' 전적을 가지고 있는 부천시청이기에 이날의 약속이 또 뒤집어지지 않을지 의문스럽다.
이경하 기자 lkhpress@bokjinews.com
이경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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