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십자사와 장학재단은 2009년 12월 23일 ‘사회공헌 협약’을 체결하고 청소년들이 봉사활동을 통해 국가와 사회가 요구하는 인도주의 글로벌 인재로 성장하도록 하는데 상호 협력할 것을 약속했다.

협약에 따라 장학재단은 인도주의 운동 확산과 자원봉사 문화 정착 및 섬김리더십과 봉사의 미덕을 겸비한 글로벌 인재 육성 지원을 위해 적십자사 RCY 활동에 참여하는 학생들이 자원봉사 마일리지제도에 따라 지원받을 수 있도록 했다.

적십자사는 한국장학재단의 자원봉사 마일리지제도의 지원을 받고자 하는 학생들이 적십자 봉사활동 참여를 요청하는 경우 활동프로그램을 지원키로 했다.

또 적십자사는 RCY활동 참여학생을 대상으로 재단 자원봉사 마일리지제도 수혜 대상자 선정 및 기 수혜자의 봉사실적 활용을 목적으로 장학재단의 대상자 동의를 득한 정보제공 요청이 있을 경우 봉사활동 정보를 제공키로 했다.

이에 따라 적십자사를 통해 자원봉사를 한 대학생의 경우, 적립된 봉사마일리지에 따라 학자금의 이자를 감면받을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장학재단은 지난 6월 9일 적십자사에 “우리 재단과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는 ‘대학생 자원봉사 마일리지제도’는 정부 정책에 따른 사업예산 확보에 어려움이 있어 마일리지 보유 대학생에 대한 학자금지원사업은 시행되고 있지 않다”는 공문을 보냈다.

장학재단 측 설명에 따르면 재단이 출범 후 의욕적으로 사업을 추진하면서 적십자사와 최초로 사회공헌협약을 체결하고 대학생 자원봉사마일리지제도를 운영하기로 했으나 ‘사업의 성격상 정부 지원 사항이 아니다’는 상급 부처(교육과학기술부)의 판단이 있어 예산 확보를 못했다는 것.

적십자사 측은 “마일리지제도의 주요 내용은, 학자금 이자감면 명목으로 자원봉사시간 기준 1천명을 선발해 10만원씩 지원키로 한 것”이라면서 “지난 5월 봉사마일리지제도의 진행상황을 확인하는 공문을 보내자, 장학재단 측으로부터 예산 문제로 어렵다는 회신을 받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적십자사나 장학재단 홈페이지 어느 곳에도 이 제도를 시행할 수 없게 됐다는 안내문구도 없다.

즉 전 국민을 상대로 대대적으로 홍보를 해놓고는 없었던 일로 해버리는 공공기관의 무책임함이 단적으로 드러난 것이다.

이애주 의원은 “‘봉사’도 하고, 학자금 부담도 조금이나마 덜 수 있으리라고 기대했던 대학생들을 우롱한 결과밖에 안된 것”이라면서 “적십자사도 장학재단도 협약을 하기에 앞서서 예산 확보 방안·연도별 사업계획을 명확히 논의했어야 하나 ‘해놓고 보자’는 주먹구구식 행정의 전형을 보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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