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목 한나라당 의원은 12일 보건복지부 국정감사 자료를 통해 “소득이 낮을수록 과체중·비만율이 높은 반면, 영양섭취는 부실했고, 국가가 지원하는 무료 건강검진조차도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원 의원에 따르면 2008년 소득수준을 상/중상/중하/하 등 4단계로 구분해서 조사한 결과 소득수준 상의 과체중·비만율은 29.7%, 중상 30.5%, 중하 31.7%, 하 32.8%로 저소득층일수록 높았다.

특히 10년 전인 1998년에는 고소득의 과체중·비만율이 저소득층 보다 더 높았던 것이 10년만에 정반대의 결과로 나타난 것에 주목된다.

지난 10년간 소득이 높을수록 과체중·비만관리를 잘했고, 저소득층일수록 그렇지 못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소득이 낮을수록 비만은 많은 데 비해 영양 섭취는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5세 이하 아동과 65세 이상 노인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적절한 영양섭취는 5세 이하 아동에게는 신체발육에, 65세 이상 노인에게는 쇠약해지는 건강관리에 필수적이어서 더욱 문제가 심각하다고 할 수 있다. 

5세 이하 아동의 경우, 인체활동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열량(칼로리) 섭취에 있어서 ‘최상’ 소득계층은 권장섭취량 대비 96.4%를 섭취한 반면, 소득계층 ‘하’ 층은 85.5%를 섭취했다.

열량 섭취가 낮으면 신체 활동성을 떨어뜨리고 이는 전반적으로 운동부족 등을 가져와 신체발육을 저해하게 된다.

또 성장에 필수적인 뼈를 만드는 칼슘과 철의 섭취에 있어서도, ‘최상’ 계층은 권장섭취량 대비 97.7%(칼슘), 81.9%(철)를 섭취한 반면, ‘하’ 계층은 77.9%(칼슘), 60.1%(철)을 섭취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칼슘과 철의 부족한 섭취는 발육과 성장의 부진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 장기적으로는 ‘키가 작은’ 성인이 될 우려가 있을 수 있다.

65세 이상 노인의 경우도, 칼슘, 비타민A·B 등의 영양소 섭취에서 있어 저소득층이 고소득층에 비해 적게 섭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칼슘의 경우 ‘최상’층과 ‘하’층의 섭취량이 18.2%p(최상 60.4%, 하 42.2%) 차이가 났으며, 비타민A는 21.9%p(최상 91.8%, 하 69.9%), 리보플라빈은 18.5%p(최상 66.3%, 하 47.8%) 차이가 나는 등 각 영양소 섭취에 있어 20% 가량 차이가 났다.

하지만 저소득층은 국가 지원 무료건강검진조차 못 받고 있는 실정이다.

국가는 국민들의 건강관리를 위해 질병의 사전예방차원에서 생애전환기 건강검진, 영유아 건강검진, 5대 암검진 등 3대 무료 건강검진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3개 무료건강검진 수검율을 건강보험가입자와 의료급여수급자로 나누어 비교해본 결과 의료급여수급자의 수검율이 건강보험가입자에 비해 8~20%p 낮았다.

최저소득계층인 기초생활수급자가 대다수인 의료급여수급자들은 국가가 실시하는 무료건강검진조차도 제대로 받고 있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대부분 비정규직에 종사하는 의료급여수급자들에게는 평일 낮 근무시간에 실시하는 건강검진이 ‘그림의 떡’일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소득수준의 차이가 건강관리의 양극화로 이어지는 것이다.

원 의원은 “저소득층은 ‘먹고 살기 바빠’ 건강관리에 소홀히 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평상시 건강관리의 소홀은 질병으로 이어지고 이는 건강보험 재정의 손실로 연결될 것이다. 사전예방적 건강관리는 사회적 비용차원에서도 비용효과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따라서 정부는 저소득층에 대한 일상적 건강관리 프로그램을 도입해 이들에 대한 보건교육을 강화하고 영양관리 등 필요한 서비스를 강구해야 한다”면서 “그리고 야간·공휴일 건강검진 등 저소득층의 건강검진에 대한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세심한 정책을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인수 기자  

<저작권자 © 복지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