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장애인에게 의지만 하려는 수동적인 마인드를 바꿔야 결혼에 성공할 수 있습니다"

지난 14일 서울여성플라자에서 열린 '미혼지체장애인 성재활워크숍'에서 조윤숙 장애인푸른아우성 대표(37, 뇌병변1급)는 자신의 결혼사례를 소개하며 "장애 비장애인을 막론하고 타인이 나에게 정신적으로 의지할 수 있도록 내면적인 성숙함을 갖춰라"고 조언했다. 

어릴 적부터 아버지의 도움을 많이 받으며 성장했던 조 대표는 아버지가 돌아가시면 시설에서 살아가야 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결혼'이 꿈이 돼 버린 자신의 사춘기 시절 얘기부터 꺼냈다.

조 대표는 남자친구를 만나기 위해 큰 교회를 다니기 시작했지만 교회 사람들은 불쌍한 사람, 도와줘야 할 사람으로 대했으며 게다가 아버지가 항상 옆에 있어서 친구들과 소통이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그는 과감히 아버지 대신 남자친구들에게 도움을 청해 교회에 다니기 시작했고 자연스럽게 남자친구들의 취향과 생활에 대한 대화를 함께 나누게 됐다.

조 대표는 "장애를 이용해 오히려 어울리는 기회를 만들어라"며 "이러한 적극성이야 말로 결혼 뿐 아니라 모든 일을 성공과 행복으로 이끄는 힘"이라고 전했다.

그는 뇌성마비장애인복지관에서 자원봉사자로 활동하던 현재의 남편을 만나 11살 짜리 자녀를 두고 살고 있다.

조 대표는 "특히 여성장애인들은 만남 초기에는 어떤 의도로 저 사람이 나한테 다가오는지, 성폭력만 당하는 것은 아닌지 많은 두려움과 고민에 휩싸인다. 결혼에 앞서서는 출산과 양육, 가정살림, 사람들의 편견 등도 문제"라며 "이러한 문제들 때문에 만남과 결혼에 대해 위축되고 소극적, 부정적으로 대처하기 쉽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러나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비장애인들도 누구나 어려움을 겪고 산다"며 "그러한 난관을 해결해 나가는 힘을 스스로 갖고 있어야 다른 사람의 당당한 동반자로서 함께 살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결혼하면 남편이 아버지 대신 모든 것을 해 줄 거라고 믿었지만 이제 내 일들은 내가 해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작은 일이라도 비장애인이 해 주겠지 하는 마음에서 벗어나 할 수 있는 일은 스스로 하라"고 충고했다.

아울러 "장애인들이 오히려 배우자로서 장애인을 기피하는 경향이 많다"며 "비장애인이라고 해서 다 좋은 인격을 가진 것도 아니고 자신과 생각 등이 잘 맞는 것도 아니다. 진정으로 마음이 통하는 사람과 함께 살아가는 게 가장 큰 행복"이라고 강조했다.

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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