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완공된 불당원형육교. 점자유도블럭에 오수관이 설치돼 있어 시각장애인이 넘어지거나 부딪히는 등 다칠 위험이 크다.

천안시의 명품육교라 불리는 불당원형육교의 비상호출이 무응답인 등 장애인, 노인, 임산부 등 교통약자의 안전한 이동을 보장하기에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지난 9월 68억을 투입, 불당대로 교차로에 총길이 206m, 폭 4m 규모로 완공된 이 육교는 당초 계단과 경사로만 설치하는 설계였으나 교통약자 편의증진을 위해 충남장애인단체연합회의 의견을 받아들여 승강기 4대를 갖췄다.

그러나 충청남도시각장애인복지관이 지난 13일 편의시설 점검을 위해 불당육교에 설치된 엘리베이터 내부비상호출벨을 눌렀으나 무응답이었으며 또 다른 엘리베이터의 경우, 뒤늦게 응답했으나 대전광역시 소재의 엘리베이터 사무실이었다.

복지관 편의시설 점검단이 응답한 직원에게 현재 비상호출을 누른 엘리베이터 위치를 아는지 물어보니 컴퓨터 조회를 거쳐야 하며 긴급출동이 필요한 경우, 대전에서 천안시 사무실로 다시 연락을 취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점검단 측은 비상 호출벨을 눌렀을 때 미응답과 이중, 삼중의 연락을 거쳐야 하는 비상체계로는 위험한 상황에 신속하게 대처하기 어려우며 사고가 난 다음에 뒤늦은 대응 밖에 할 수 없는 시스템이라고 지적했다.  

또 주변 경사로 밑과 옆면에 진입 방지 난간 또는 벽을 설치하지 않아 머리를 부딪힐 위험이 있으며 시각장애인 점자유도블럭에 오수관이 설치돼 있어 넘어지기 쉽다.

1,2층 경사로 시작지점에 점자안내표지판이 미부착된 상태이며 승강기 외부조작판 밑에는 점자블럭이 없었다.

점검단 관계자는 “특히 시각장애인은 엘리베이터 사용요령 등 글씨를 볼 수 없어 비상호출에 무응답이면 불안감과 위험성이 더 커진다”며 “68억원을 들인 육교가 시각장애인에겐‘빛 좋은 개살구’"라고 꼬집었다.

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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