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용산구 후암동에 위치했으며 현재 40명의 뇌성마비 1급 장애인이 거주하고 있는 중중뇌병변장애인요양시설인 영락애니아의집에서는 2010년 3월부터 10월까지 중증뇌병변장애인들의 국토대장정을 실시하고 있다.
전남 해남 땅끝에서부터 임진각까지 약 500km를 14구간으로 나누워 20명의 장애인이 각 구간별로 3명식 팀을 이루어 릴레이로 실시되고 있는 이번 프로젝트는 10월 7일 현재한강공원 반포지구까지 진행되었고 10월 26일 14구간(통일공원～임진각)을 끝으로 대장정의 막을 내리게 된다.
'한반도! 네바퀴로 걷다!' 에서 네바퀴는 휠체어의 4바퀴를 뜻한다.
즉, 휠체어에서 생활하는 중증장애인에게 다리와도 같은 휠체어의 4바퀴를 통해 우리나라 국토를 종단하는 프로젝트인 것이다.
이를 통해 비장애인들도 힘들어하는 국토대장정을 중증장애인들이 할 수 있는 방식을 활용해 완주함으로서 걸음은 꼭 다리로만 걷는 것이 아니라 4바퀴를 통해서도 할 수 있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알려주려고 하는 것이다.
이번 국토대장정은 3월22일부터 25일까지 1구간(전남 해남 땅끝~해남 계곡면-56.4Km)을 장애인 3명이 1팀을 이루어 서울에서 기차를 타고 목표역을 경유해 특장차를 타고 땅끝으로 이동한 후 거기서부터 해남 계곡면까지 종단을 마치고 다시 서울로 올라온 2주 후에 2구간(해남 계곡면～나주역)을 다른 장애인팀이 서울에서 목표역을 경유하여 계곡면까지 종단한 후 나주역까지 종단을 마치고 다시 서울로 올라오는 릴레이식으로 진행이 되고 있다.
서울과 가까운 지역은 차를 타고 이동하고 있다.
10월 현재, 총 1구간부터 11구간까지 (전남해남땅끝~한강공원 반포지구, 약 450Km) 진행을 했으며, 10월 26일 임진각까지 국토대장정을 완주할 예정이다.
완주를 약 50Km 앞두고 있는 지금, 참가 장애인들에게 많은 긍정적인 변화가 있었다.
우선, 기존의 나들이나 여행과는 다르게 하나의 목적을 가지고 하루 종일 걸으며 각 지역에 특징이 살아 있는 자연 속에서 계절을 만끽하는 것에 대한 즐거움이 있었다.
이들에게는 남도의 봄과 모내기하는 풍경, 비를 맞으며 걸었던 국도, 넓은 들판과 이름 모를 강과 산, 함께한 사람들, 그동안 중증장애로 인해 경험하고 보지 못했던 것들을 직접 경험하는 일에 있어 많은 흥미로움과 즐거움이 있었던 것이다.
또한 남도의 백반, 담양의 떡갈비와 죽순 등의 각 지역의 특산품과 음식은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었다.
그리고 힘든 일정 가운데에서도 500Km나 되는 긴 여정 속에 자신들이 가고 있는 한구간 한구간이 중요하고, 이를 통해 국토대장장이라는 큰 그림이 완성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에 프로젝트의 주인공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참여하고 있다.
이를 통해 책임감과 성취감을 배우는 좋은 계기가 되고 있다.
이러한 경험들이 중증장애인들이 더욱 긍정적인 사고를 할 수 있게 했고, 이는 삶이 더욱 행복해지는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
이번 프로젝트가 8개월에 걸치는 큰 프로젝트이기에 1개 장애인 시설의 역량으로만 할 수 없는 부분이 많아 여러 단체의 도움으로 진행됐다.
우선, 2010년 MetLife재단 장애아동프로젝트 지원사업에 '장애인 생활시설에 생활하는 중증 뇌성마비 장애인들의 릴레이국토대장정 ‘한반도! 네바퀴로 걷다!'가 선정되면서 본격적으로 실시하게 되었다.
이를 통해 프로젝트 진행비의 많은 부분을 지원 받게 됐으며 자문 교수님들을 통해 자문을 받고 있다.
또 부족한 예산은 또는 단체 후원금 등 개별적 지원을 통해 지원받고 있다.
특히 장애인들이 스스로 휠체어를 움직이기 어렵기 때문에 휠체어를 밀어주는 등 도움을 줄 자원봉사자를 국방부에서 적극 협조해 주었고, 마지막으로 국토 종단 시 안전을 위해 각 지역 경찰서에서 협조 해주었다.
이는 장애인 스스로의 힘으로는 불가능한 일도 사회의 관심과 협조, 그리고 제도가 뒷받침 해준다면 어떤 일이던지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번 프로젝트에 대한 설명을 들은 사람들은 왜 이렇게 힘들고 어렵고 위험한 일을 하려고 하는지 질문을 종종 해 온다.
그냥 좋은 여행지 가서 하루 이틀 놀다오면 그것이 좋은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우리 장애인의 하고자 하는 욕구와 의지에서 시작됐다.
특히 작년 ‘좋은세계속으로 Go!Go!' 프로젝트를 통해 자신들이 가보고 싶었던 여행지를 가고 싶은 사람들과 함께 생애 처음으로 비행기, 기차, 배를 이용해 장거리 여행을 다니며,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노하우를 얻었기 때문에 새로운 모험에 도전해보고 싶은 욕구를 가지게 됐고 해내겠다는 의지가 생기게 됐다.
장애인들이 사회에 참여하고 더 많은 경험을 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장애에 대한 인식이 예전보다는 아주 많이 좋아져서 프로젝트 많은 사람들이 장애인의 여가나 여행에 대해서는 분명히 필요하다고 느끼고 있다.
그러나 이제 한발 더 나아가 비장애인도 하기 힘든 일들을 장애인이 할 수 있다는 것을 보면서 장애인이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좀 더 귀를 기울일 수 있는 사회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실시하게 된 것이다.
사회가 혼란스럽고 분열되어가고 있다고 하는 이때에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사회통합에 대한 고민을 해보고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면 중증뇌병변장애인들의 이번 도전이 진정으로 성공한 프로젝트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영락애니아의집 서보라 대리
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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