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모니는 곧 우리의 무기

해울합창단이 처음에 결성된 취지는 단순하다.

노래를 통해 정서적 안정과 건전한 여가선용을 돕고 행복한 노년을 지원하기 위한 목적으로 지난 2004년 안양시노인복지센터 사회교육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창설됐다.

그러나 지금은 이런 처음의 설립 취지를 넘어 노래 하나로 전국을 강타하며 주변이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사고 있다.

그들의 실력을 인정받기까지는 그리 오랜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해울합창단이 결성된 지 만 3년만에 그들이 성과가 나타난 것이다.

해울합창단이 결성된 지 만 3년만인 지난 2007년 ‘제1회 월강금빛합창제’ 단체전에서 금상을 수상하며 비로소 그들은 빛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이듬해인 2008년에는 ‘제2회 월강금빛합창제’ 단체전에서도 금상을, 같은해 ‘경기도여가활동경연대회’에서는 은상의 영예를 안는 등 결성되자마자 전국에 해울합창단이라는 이름을 알리며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이들의 이런 영광은 우연히 찾아온 것이 아니다.

해울합창단 만의 특유의 하모니가 이뤄낸 결과다.

해울합창단원이 가장 중요시 여기는 것은 바로 조화와 화합 즉, ‘하모니’다.

이들의 이런 하모니는 40명에 이르는 합창단원을 하나로 만들기에 충분했다.

조돈철 해울합창단 단장은 “우리 해울합창단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단원들간의 화합이다. 이것이 곧 우리의 무기인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해울합창단의 하모니는 한사람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단원 전원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배려가 배려를 낳다

해울합창단에서 총무를 맡으며 굿은 일을 도맡아 하는 서순배 어르신은 단원들의 배려심이 너무도 고맙고 감사하다고 자랑한다.

“많은 사람들이 모이다보니 각자의 의견을 모으는데 많은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생각했어요. 그런데 그것은 기우에 불과했죠. 우리 단원들은 서로가 조금씩 양보하며 남을 배려하는 것이 몸에 베인듯해요. 합창이라는 특수성이 만들어낸 성과라고 생각해요. 아무튼 이런 모습이 아름답고 또 내가 해울합창단원이라는 것이 자랑스러워요.”

이런 하모니가 단원들간에 친밀도를 더욱 높여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는 것이다.

김영배 어르신은 “차음에는 서로 엇박자를 내던 각자의 성격들이 이제는 눈빛만 봐도 서로의 마음을 헤아릴 줄 알 정도다. 마치 형제자매 같다”라고 말했다.

신명애 어르신은 “합창이라는 특성 때문인지 몰라도 우리 복지관내 다른 팀들보다는 화합이 잘된다. 노래를 잘 못하는 노년들이 모여서 화합해 가는 모습이 아름답다”며 흐뭇해했다.

젊은세대 뛰어 넘는 열정

이들의 실력은 단원들의 하모니와 더불어 젊은이들 못지않은 맹연습에서 비롯됐다.

약 40명의 단원들은 주2회 정기적으로 90분간 수업 및 연습을 진행하고 있으며 대회 준비 시에는 자발적으로 주말에도 참가하는 등 열정을 보이고 있다.

이런 하모니와 열정이 지금의 해울합창단을 만든 것이다.

해울합창원의 이런 모습에 많은 어르신들이 부러운 시선으로 합창원에 들어오고 싶어하고 있다고 한다.

서순배 어르신은 “대회에 나갈 때마다 합창 드레스를 입는 모습이 아름답다며 주변에서 해울합창원 입단 문의를 해오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귀띔했다.

현재 해울합창단은 남성 11명 여성 28명 등 만 60세 이상의 노인으로 구성돼 있으며, 지휘자(조풍상) 또한 60세 이상의 노년이다.

최현규 안양시노인복지센터 사회복지사는 “해울합창단은 노래를 잘하는 사람이 아닌 노래 부르는 것을 좋아하는 어르신이면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며 “2004년 이후 다양한 대회 및 행사 참가를 통해 노년기 여가활동의 새로운 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찬란한 청춘의 빛 발산

현재 해울합창단원으로 함께 하고 있는 상당수의 어르신들은 합창단 뿐아니라 다양한 봉사활동에 참여하며 남다른 열정을 보이고 있다.

조돈철 단장은 일자리사업 중 공익강사 활동에 참여하고 있으며 어린이집에서 주 2~3회에서 동화구연 및 영어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서순배 어르신은 안양시니어클럽에서 운영하는 커피&와플 전문점 ‘커플데이’에서 실버바리스타로 일하며 향기봉사를 하고 있다.

김영배, 신명애 어르신은 실버인력뱅크에서 운영하는 ‘은빛입속이야기단’에서 활동하며 치아건강을 선물하고 있다.

은빛입속이야기단은 어린이집 및 경로당에서 올바른 치아 관리법 및 칫솔질, 틀니관리 방법등 건강한 치아관리를 위한 교육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의 봉사활동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합창으로 경로당 등 문화활동에 참여가 어려운 기관 및 단체에 봉사도 할 계획이다.

서순배 어르신은 “지난해에는 신종플루 때문에 계획이 무산됐지만 올해에는 추진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노년을 소일거리로 보내기보다는 활발한 문화활동과 봉사활동으로 제2의 인생을 맘껏 즐기고 있는 해울합창단. 그들의 노년은 젊은세대보다 찬란한 청춘의 빛을 발산하고 있다.

미니인터뷰

조돈철 단장(70)

음악을 좋아한다는 것을 지인이 알고 지인이 소개시켜줘서 합창단에 들어왔다.

노년에 적합한 활동이라 생각한다. 합창단에 들어오고 나서 성격도 활발해지고 자신감도 생겼다. 노년에 취미생활로 하기에 너무 좋아 적그 추천하고 싶다. 활력이 넘치고 긍정적인 사고가 생긴다.

단체 이끌어 가는 일은 세심한 일이다. 화합하는 일 ‘화목’을 위해서 노력한다. 올해에는 합창단과 더불어 기타반에도 들을 계획이다.

김영배(78)

합창이 좋아서 참여하게 됐다. 합창단에 들어오고 나서 마음의 기쁨이 충만하고 소망이 넘친다. 여러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이 즐겁다. 합창이라는 것이 높은음자리 낮은음자리가 모여 하나의 소리를 내는 이치이듯이 우리 해울합창단원은 마치 형제자매처럼 지낸다.

주변에서 부러워한다. 좀 더 봉사하고 헌신하는 마음으로 임했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더 많은 사람에게 신나고 활력 넘치는 노래를 선사하고 싶다. 말년에 기쁨과 즐거움을 모든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

서순배 총무(67)

평소 성악하는 것을 좋아 하는데 친구 소개로 알게 돼 단원으로 입단했다. 열심히 연습해서 전국대회에서 수상했을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 합창단 심부름꾼으로서 앞으로 더 단원에게 봉사할 것이다. 특히 공연할 때 합창 드레스를 맞춰 입는 모습으로 주변에서 많이 부러워한다.

경연대회 나가서 최고상을 받는 것이 목표다. 인원이 많다보니 각자의 의견 조율에 어려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나 조금씩 양보하며 화합을 이루는 모습이 아름답다.

신명애(69)

노래와 춤을 추다보면 스트레스가 확 풀린다. 특히 많은 사람들을 만나다보니 활동량도 늘어나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노래를 잘 못하는 노년들이 모여서 조금씩 화합을 맞춰가는 모습이 아름답다. 같은 취미를 가진 여러사람들과 만나다보니 성격도 밝아졌다.

합창이라는 특성 때문인지는 몰라도 복지관의 다른 팀들보다는 화합도 잘되는 것 같다.

김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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