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자치구별로 진행되고 있는 지역사회복지협의체가 관 주도로 진행되는 등 졸속적인 측면이 많아 지역사회복지협의체로서의 취지에 맞게 기능할 수 있을지 우려를 낳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8일 민주노동당 서울시당은 지방자치위원회(위원장 정경섭)가 자치구별 추진 현황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 자치구 지역사회복지협의체가 반쪽짜리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위원회는 "보건복지부가 '지역사회복지협의체 구성·운영 안내'를 통해 1월까지 지역사회복지협의체 준비단을 구성하고 민간기관·단체에 대한 홍보를 통해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운영 조례 제정, 예산확보 및 유급직원·사무공간 마련 등을 제시했지만 대부분 지켜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7월말까지 사회복지협의체 구성이 완료돼야 함에도 불구하고 성동구, 동대문구, 중랑구, 도봉구, 금천구, 강동구 등은 준비단을 구성하지 않았다.

또한 마포구와 양천구, 구로구, 강남구는 준비단 없이 협의체를 구성하겠다고 밝힌 상태.

주민홍보와 자체교육을 실시한 자치구는 중구의 경우 주민설명회와 방송언론매체를 활용해 홍보를 했으며, 성북구는 사회복지시설협의회 주관 워크숍을 개최했다.

그 외 은평구와 영등포구 등 8개 자치구가 구청홈페이지와 단체 공문 발송 등만으로 실시해 형식적인 홍보에 그쳤으며, 나머지 자치구들은 아예 주민 대상의 홍보나 의견 수렴이 전무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지역사회복지협의체에 대한 자체교육을 실시한 자치구도 10 곳에 불과해 지자체들이 사회복지협의체 구성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를 갖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지역사회복지협의체 구성·운영을 위한 행정적 조치 또한 미흡해 종로구, 중구, 동대문구, 성동구, 강북구 등 11개구만 운영조례 제정이 완료된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운영조례를 제정한 자치구도 보건복지부의 표준조례안을 그대로 답습해 지역복지단체와 시민단체들이 요구한 △대표협의체 위원의 공개모집 및 시민단체, 주민 및 수요자의 대표성 확보 △민간유급간사 및 담당공무원 확보의 의무화 △회의록의 투명한 공개와 공청회 의무화 등은 거의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지역사회복지협의체의 안정적 운영을 위한 예산의 경우, 노원구, 양천구, 서초구 등 6개구는 이미 예산을 책정했으나, 강서구, 강남구, 강동구는 확보된 예산이 각각 500만원, 1천200만원, 1천만원에 불과해 2003년 보건사회연구원이 추정한 지역사회복지협의체 운영예산 평균 1억원에 크게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협의체를 전담할 인력이나 TF팀의 구성도 종로구, 강북구, 마포구, 양천구 등 4개구에서만 배치되어 있어 지역주민의 복지욕구조사, 지역내 복지자원 조사 및 개발, 지역사회복지계획의 수립 등의 행정적인 뒷받침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위원회는 "자치구내 공공과 민간, 공급자와 수요자가 적절한 긴장관계를 유지하면서도 상호보완하는 관계가 형성돼야 한다"며 "그러나 전체적으로 현재까지 협의체 준비과정은 관이 주도하면서 민간이 배제되고, 공급자가 주도하면서 수요자가 배제되는 듯한 우려를 갖기 충분하다"고 비판했다.

위원회는 또한 준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자치구들이 민관의 균형적 대표협의체를 구성하고 지역복지계획 수립을 위한 복지수요조사 등의 운영에 필요한 인적, 물적 지원을 위한 운영조례 및 예산확보에 적극 노력할 것을 촉구했다.

더불어 보건복지부와 서울시도 시·군·구간 재정능력 및 복지자원의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대책을 적극적으로 강구할 것을 요구했다.

이경하 기자 lkhpress@bokjinews.com

이경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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