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주인공은 지난 수년간 노숙인 생활을 해온 오모(남, 53) 씨와 신모(남, 49) 씨, 김모(남, 41) 씨다.

오 씨는 군 제대 후 시작한 돼지농장을 실패하면서 고난의 길을 걸어야만 했다. 부인과의 이혼, 뜻 하지 않은 실수로 큰 빚을 지면서 술과 가까이 하는 시간이 많았다.

오 씨는 빚을 정리하지 않고서는 앞날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생각해 노숙인쉼터에 입소를 결정했으며, 결국 빚을 모두 상환할 수 있었다.

가족 앞에 당당한 모습으로 다시 설 수 있기를 꿈꾸며 열심히 일을 하며 재기를 준비하던 중 그에게는 또 하나의 시련이 닥쳤다. 2009년 5월초 심혈관질환으로 수술을 받아야만 했던 것이다. 그러나 다행히 전에 가입해 놓은 보험이 있어 약간의 보험금이 나왔다. 이 보험금으로는 최소한의 생활비를 충당했으며, 봉급은 모두 저축했다.

저축액수가 늘어나면서 가족을 만날 수 있다는 희망에 부풀어 있고, 술을 마시는 횟수도 줄어 건강도 좋아졌다.

2010년 5월 급여가 좀 더 나은 서울에코시티(재활용센터)로 직장을 옮긴 후에는 월급의 130만원 중 90만원을 매월 저축해 왔다.

이런 노력으로 오 씨는 매월 일정액수를 저축하면 서울시가 같은 액수만큼 지원하는 ‘희망플러스통장’에 가입할 수 있는 자격을 얻어 늘 꿈꿔왔던 내 집 마련의 희망도 가졌다.

오 씨는 “저축이 새로운 인생을 살 수 있는 희망의 씨앗이 될 것”이라며 “긍정을 키우는 힘이 내겐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 씨의 사연은 더 안타깝다. 군복무 중 사고로 의가사제대를 한 후 몸과 마음이 쇠약해진 상태에서 대학에 복학해 졸업을 하고 취직을 했지만, 사고의 후유증인지는 모르지만 초기 정신질환을 앓게 됐다.

신문배달, 자장면배달, 가구배달 등 정상인이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온갖 일을 했으며, 이후 나타난 환청과 환시로 여러 정신병원을 다녀야 했다.

이후 서울시 노숙인 자활프로그램인 자활영림단에서 1년간 숲가꾸기사업에 참여해 1000만원을 모을 수 있었다.

그러나 큰형이 중풍으로 생활이 어렵다는 소식에 이 돈을 모두 형수에게 전해주고, 다시 노숙인쉼터인 비전트레이닝센터에 입소해 특별자활사업에 참여했으며, 현재는 광진구청에서 공원청소를 하고 있다.

노숙인쉼터에 거주하면서 모은 돈으로 단신매입임대주택에도 입주해 생활하고 있으나, 4시간 일자리 갖기 사업에 참여해 월 50만원의 급여로 생활에 어려움은 많지만 주위의 도움으로 저축을 시작해 5년만에 제법 큰 돈을 저축할 수 있었다.

신 씨는 “모든 사람들이 외면하는 정신병이지만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않는다”며 “우리도 정상인처럼 뛰고 있는 심장이 있다”고 말했다.

2002년부터 노숙인 시설을 이용해 온 김씨는 2008년 3월 구세군자활주거복지센터에 입소하기까지 100만원 이상을 저축해 본 적이 없을 정도로 삶의 비전이나 목표는 없었다.

그러던 그가 2008년에 노숙인 저축왕 선발대회를 통해 희망플러스 통장 가입자격을 얻어 후 2년간 성실히 저축을 해 왔으며, 1년 후엔 1440만원이라는 목돈을 받게 된다.

그는 공부도 게을리 하지 않아 현재 보일러취급자격증, 방화관리사, 전기기능사자격증을 취득해 놓은 상태이며, 앞으로 주택관리사 자격증을 취득해 아파트 관리소장을 꿈꾸고 있다.

이들은 서울시 노숙인 저축왕 선발대회에서 시상을 받기도 했다.

김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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