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교육진흥법 개정 절실

18일 국회 헌정기념관 대강당에서는 장애인교육권연대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주최로 ‘장애인교육지원법 제정을 위한 대토론회’가 진행됐다.

지난해 정부는 ‘장애인 특수교육 발전 종합계획’을 통해 2007년까지 특수교육 시설과 담당인력을 늘린다는 계획을 세운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특수교육 수요를 모르는 상황에서 만들어진 계획이 얼마나 실효가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는 가운데, 18일 국회 헌정기념관 대강당에서는 장애인교육권연대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주최로 ‘장애인교육지원법 제정을 위한 대토론회’가 진행됐다.

장애인교육권연대 윤종술 공동대표는 “장애인특수교육진흥법의 여러 가지 문제점이 지적되어 당사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어 현실에 맞게 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토론회에는 특수교육진흥법의 개선과제로 장애인 고등·평생 교육분야 등을 중점적으로 발표, 토론하는 자리가 마련됐고, 19일은 장애 영·유아 및 초·중등교육 분야에 대한 주제 발표와 토론이 이어질 예정이다. 각계 전문가들에 의해 논의된 장애인 고등·직업·평생 교육의 실태와 입법 정책방향에 대해 살펴본다.

특수교육진흥법의 개선과제로 장애인 고등·평생 교육분야 등을 중점적으로 발표, 토론하는 자리가 마련됐고, 19일은 장애 영·유아 및 초·중등교육 분야에 대한 논의가 진행된다.

▲장애인 고등교육의 실태와 입법 정책 방향 = 장애인은 수능시험 과정에서 장애학생에 대한 수험편의가 거의 제공되지 않고, 소수의 대학만이 특례입학이 허용되고 있다. 또 장애인은 대학에 입학을 하고도 학내 편의시설, 장애유형을 고려한 교재·교구 등의 지원 부실 등의 문제점을 고스란히 떠 안아야 한다. 설령 무사히 교육과정을 이수했더라도 대부분의 대학이 장애학생을 위한 취업 및 진로관련 프로그램을 운영하지 않고 있으니, 막막한 현실이 아닐 수 없다.

18일 토론회에서는 이같이 막막한 장애인 고등교육현실에 대해 장애인 고등교육은 초중고 장애인 교육과 분리하여 별도의 장으로 입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서울대장애인인권연대사업팀 차성안씨는 “현재의 특수교육진흥법은 장애인 고등교육을 염두에 두고 만든 규정이 아니기 때문에 일반적인 교육법제와 마찬가지로 장애인 고등교육의 경우 별도의 절로 독립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의 주제발표에 따르면 장애인 고등교육에 관한 입법 시 △독립적인 학교생활(자립생활이념) △시혜가 아닌 권리보장 △장애유형별 다양성 △장애학생 당사자의 참여의 원칙을 기본적으로 준수해야 한다. 이를 토대로 장애인 특별전형제도를 개선하고 수업에의 접근성 보장, 수업 외의 학교생활 보장 등 절차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것.

한국재활복지대학 김주영 교육연구사는 “대학의 장애학생 지원을 위한 국가의 책임과 대학의 책임을 보다 분명하게 규정해야 한다”며 “고등교육법 상에 대학에서 장애학생의 교육권을 보장하기 위한 지원기구, 학칙 등에 관한 규정을 신설하여 의무화하는 것을 명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장애인 직업교육의 정책안 = 장애인이 직업교육을 받는 이유는 당연히 직업을 얻기 위해서다. 그러나 특수학교의 경우 고등부 졸업생의 전체 취업률이 20%에 머물고 있다면 ‘직업교육’이란 이름 값도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교육부가 발표한 2003학년도 특수학교 고등부 졸업생 취업현황을 살펴보면 학교현장에서의 진학률을 제외한 취업률은 최대 20% 이내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특수교육에 직업교육관련 별도교육을 위해 설치된 전공과의 경우 각종 유관기관(장애인고용촉진공단 등)과의 협력체계가 구축되지 않아 실제로 비현실적인 직업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또 2004년 특수교육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특수교육기관에 배치된 직업교사의 수는 특수교육진흥법상의 배치기준의 23%정도.

경주 경희학교 황승욱 교사의 주제발표에 따르면 특수학교(급) 직업교육이 제대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 직종에 따른 기술계 전문 직업담당교사와 직업교사로 정하고, 직업교사 배치기준을 특수학교(급)은 6개 학급당 1명, 전공과는 1학급당 1명 배치 △관련기관과의 협력 △현장중심 직업교육 △직업과 연계된 전공과 운영 △학령기 이후 직업재활 훈련에서 중증 장애인 직업재활 최우선 지원 등을 가능케 하는 등의 시스템의 재정립이 필요하다.

▲장애인 평생교육 권리보장을 위한 정책안 = 장애인 10명 중 7명은 고졸이하의 학력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2001년 보건사회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전체 장애인의 67.3%가 고졸이하의 학력을 가졌다. 때문에 장애인의 평생 교육적 지원이 시급한 상황이지만, 장애인 평생교육과 관련한 법적 근거는 전무한 상황이며 자생적으로 생성된 문해교육기관(야학 등)이 존재하지만, 제도적 지원체계 역시 마련되어 있지 않다.

이에 장애인교육권 연대 김기룡 사무국장은 “장애인의 평생교육에 대한 전면적인 수요조사를 실시하고, 장애인 평생교육의 개념과 내용 등을 재정의하고 구체적으로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사무국장은 △기존의 민간단체의 자원 및 지원방안 마련 △정부의 관련 부처간 협력과 지역 평생교육기관과의 유기적인 협력 △평생교육센터와 평생 학습관에 장애인 평생교육 전담인력 배치 및 인력, 부서 마련 등을 위한 법 제정을 제기했다.

한편 토론회에 참석한 국회 교육위 소속 민주노동당 최순영 의원은 “많은 노력들이 헛되지 않도록 장애인특수교육지원법이 꼭 통과될 수 있도록 국회에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유미화 기자 mihwa@bok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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