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육아휴직의 계약기간 연장 등이 포함된 제2차 저출산·고령화 기본계획이 지난 달 26일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최종 확정됐다.

그러나 여성노동계는 여전히 실효성을 문제 삼아 “이 계획이 5년 후 긍정적 평가 받기 어려울 것”이라며 어두운 전망을 하고 있다. 

이번에 확정된 계획에는 저출산 분야 중 비정규직 여성근로자의 보호강화 및 고용기업 인센티브를 확대하는 내용 등이 수정·추가됐다.

비정규직의 경우 사용자·근로자 합의시 육아휴직 기간만큼 계약기간을 연장토록 했으며 연장된 기간은 무기계약직 전환과 근속기간에서는 제외토록 했다.

또 임신출산 비정규직 여성근로자 계속고용우수기업에 대해서는 여성고용환경개선융자사업 우선순위를 부여하는 등 인센티브를 제공키로 했으며 국세·사회보험간 전산망 연계 등으로 비정규직 고용보험 가입을 확대하는 방안이 추가됐다.

2012년 추진키로 했던 보육료 전액지원 대상(소득하위 50%→70%) 확대를 2011년으로 단축했고 보육시설 미이용 아동의 양육수당 대상 또한 0세부터 2세까지 0세 월 20만원, 1세 15만원, 2세 10만원을 지급키로 했다.

신혼부부 대상 근로자 ·서민 전세자금대출 소득요건을 3000만원에서 3500만원으로 완화했으며 국민주택기금의 주택구입·전세자금 대출시 신혼부부에 대한 무주택 기간제한을 폐지하는 등 신혼부부 주거부담을 경감했다.

이번 저출산계획 통과에 대해 박차옥경 한국여성단체연합 사회국장은 “임신을 알림과 동시에 권고사직당하는 비정규직 노동현실에서 이러한 방안이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 우려된다”고 비판했다.

또 “노사관계라는 위계질서 아래 ‘합의’에 따라 얼마나 여성노동자의 입장이 주장되고 반영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진정한 비정규직 보호강화를 위해서는 계약기간 연장이 제도화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육아휴직급여 40% 정률제에 따르면 대부분의 여성노동자 급여수준이 기존 50만원보다 낮아진다”며 “육아휴직이 필요해도 급여 하락에 따라 못 쓰게 되는 경우도 많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계획은 여성들에게 일도 하고 애도 낳아서 육아도 모두 책임지라는 취지”라며 남성의 유급출산휴가 외에 육아참여를 위한 어떠한 내용도 찾아보기 힘들다고 꼬집었다.

이어 “자율형어린이집 시행으로 인해 어린이집에 내야 되는 부모부담이 많아져 무상보육의 실효성 떨어질 것”이라며 “어릴 때부터 빈부차이를 경험토록 하는 게 공정한 사회를 만드는 대책인가”라고 비난했다.

박차 국장은 “특히 사교육비도 부모들에게 아이 낳기를 꺼리게 하는 정말 큰 부담”이라며 “출산 보육 뿐 아니라 아동의 성장에 따른 연령대별 종합지원 또한 갖추고 있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 계획은 ‘점진적 출산율 회복과 고령사회 대응체계 확립’을 목표로 4대분야에 걸쳐 231개 과제로 구성됐으며 육아휴직급여 정률제 도입, 보육·교육비 전액지원 대폭확대 및 양육수당 확대, 신혼부부 대상 근로자서민 전세자금대출 소득요건 완화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이 계획을 통해 양육형태에 대한 선택권을 확대하고, 결혼·출산·양육에 있어 출발선상의 공평한 기회를 부여함으로써 공정사회 구현에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이 계획을 위해 5년동안 75조80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계했다.

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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