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성폭력관련 예산은 증가했으나 주로 전자팔찌, 신상정보공개 등 새 제도 도입에 따른 것이며 성범죄자 교육 등 예산은 동결 또는 감소추세로 나타나 정부의 성폭력 근절 의지가 우려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최영희 민주당 의원(국회 여성가족위원장)은 성폭력 관련부처인 여성가족부, 법무부, 보건복지부 등 6개 기관에서 제출받은 2011년 예산안을 분석한 결과 성폭력관련 예산은 1197억으로 올해 978억 대비 220억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난 15일 밝혔다.

여성가족부 성폭력관련 예산은 317억3000만원으로 올해 272억3100만원 대비 44억9900만원(16.5%) 증가했다.

이 중 성범죄청소년치료재활 예산은 12억으로 동결됐으며 성범죄자교육및홍보 예산은 올해 7억8600만원에서 8억16만원으로 3.8% 소폭 증가한 데 반해 성범죄자 인터넷신상공개 예산은 146억에서 11억8600만원으로 올해(1억4600만원) 대비 87.7% 증가했다.

성범죄자신상공개 및 취업제한 예산은 7억6400만원으로 올해 대비 60%나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법무부의 경우 내년 234억900만원으로 올해에 비해 61억4100만원(35.6%) 증가했으나 교정시설 성폭력사범 집중교육 예산은 2억2400만원으로 올해 12억6400만원에서 10억4000만원 감소했다.

교정시설 성폭력사범 교화프로그램 운영 예산은 2억2500만원으로 동결됐고 성폭력치료재활활동 예산은 8억69만원으로 0.5%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에 반해 전자발찌 구입 및 지하철 안테나 설치 등 특정범죄자전자감독 예산은 54억8700만원으로 올해 22억3700만원에서 145%나 증가했으며 성폭력범죄자 신상정보 예산을 신설8억5500만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최영희 의원은 “정부는 전자팔찌, 신상정보공개 등 새로 도입된 제도에만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며 “성폭력 예방 및 근절을 위해서는 성범죄자 교화프로그램 및 성범죄 청소년에 대한 치료재활 등 가장 우선시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한변호사협회는 지난 11일 발간한 ‘2009 인권보고서’에서 “친고제 폐지, 성폭력 가해자의 교육 및 교정, 피해자 권리보호 등 여성단체들에 의해 예전부터 주장돼 왔던 정책들은 당장의 가시적인 효과는 보이지 않더라도 사회 인식의 변화, 성폭력사건 발생 예방 등 보다 근본적인 성폭력 대책”이라고 강조했다.

또 “개별 범죄자에게 초점을 맞춰 그에 대한 감시와 처벌을 강화하는 것보다는 근본적인 차원에서 우리 사회의 성문화와 시스템을 개선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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