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회 장애인문학미술대전 시상식 및 미술작품 전시회가 지난 24일 서울시립미술관 경희궁분관에서 개최됐다.

이 날 시상식에서는 장애인문학상 대상 1명, 최우수상 2명, 우수상 3명 등 입상자 19명과 미술상 1부(한국화, 서양화, 공예․조각), 2부(서예, 문인화, 전각․서각) 각각 대상 1명, 우수상 1명 등 입상자 96명에게 상장과 부상이 전달됐다.

이날 시상식에서 이용흥 장애인개발원 원장은 “지난 20년간 많은 장애인작가들이 장애인문학미술대전을 통해 배출됐다”며 “190여명의 문학작가, 500여명의 미술작가 등이 현재 활약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장애작가들의 작품수준이 높다는 말씀을 들을 때마다 뿌듯하다”며 “앞으로도 장애인 예술 발전을 위해 다양한 지원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이번 문학대전에서 아버지의 등뼈를 비탈진 길을 쉴 틈 없이 굴러가는 바퀴로 형상화한 ‘아버지의 등뼈’로 대상의 영예를 안은 신성남(52, 시각장애) 씨는 “아버지가 시골에서 농사일로 12남매를 키우시면서 고생을 많이 하셨다. 아버지의 노고에 감사드리는 뜻으로 작품을 쓰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 작품은 시의 세 요소인 회화적, 논리적 운율적 요소가 잘 내포돼 있다는 평을 받았다.

평소에 시 읽기를 좋아했으며 5년 전부터 시작활동을 시작한 그는 어릴 때 열병을 앓아 점차 시력을 잃다가 20대 중반에 전맹이 된 시각장애인으로서 시각적인 움직임에 대한 목마름을 시적인 언어로 표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아이들의 놀이하는 즐거움을 숨바꼭질의 숨고 찾는 움직임을 통해 표현한 ‘숨바꼭질’이라는  작품으로 지난 해 부산점자도서관에서 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한 그는 아직 구체적 계획은 없지만 이번 수상을 계기로 작품 활동을 본격적으로 하고 싶다는 의지도 밝혔다.

미술대전 1부 대상을 차지한 박양수(50, 청각) 씨는 우연한 기회에 내셔널지오그래픽 사진전을 접하고 감동을 받아 작품 '모정'을 통해 새끼독수리들에게 먹이를 주기 위해 사냥을 하는 어미독수리의 모정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이번 작품에 대해 한국화의 풍취와 정서를 매우 잘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은 그는 국전 출품을 위해 매진하고 있으며 작품의 주 소재인 조류에 대한 공부와 한국화 작품 활동을 활발히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미술대전 2부 대상을 받은 김영철(48, 지체) 씨는 지난 1998년 추락사고로 지체 및 언어장애를 갖게 된 이후로 자신을 굳건하게 붙들어준 정신적 친구는 화선지와 먹 뿐이었으며 서예를 통해 마음이 더욱 강인해졌다고 표현했다.

그의 작품 ‘내 인생의 가을이 오면(서예)’은 작가의 예술 활동과 삶의 희망을 진솔하게 표현한 철학이 담겨 있으며 고체와 궁흘림체, 점과 획 등이 훌륭하다는 평을 얻었다. 

이번 문학대전에는 총 423작품이 접수됐으며 최우수상은 차강석(43, 뇌병변) 씨의 ‘징검다리’와 홍양진(42, 지체) 씨의 수필 ‘팡돌’이 받았다.

운문부 우수상은 손성열(34, 뇌병변) 씨의 동시 ‘봄을 넣었다’와 김문원(68, 시각) 씨의 시 ‘산벚꽃’, 손흥국(73, 청각) 씨의 시 ‘나는 작은 먼지 한 톨’이 수상했으며 산문부 우수상은 박점수(40, 지체) 씨의 수필 ‘버리고 비우는 마음’, 우병채(25, 시각) 씨의 단편소설 ‘우화’, 김은경(26, 청각) 씨의 동화 ‘쇠북처럼 굳센 아이’가 수상했다.

또한 미술대전에는 1부 91작품, 2부 73작품 등 총 164작품이 접수됐으며 1, 2부 우수상에  김대응(27, 청각) ‘눈물(서양화)’, 고선환(51, 지체) ‘즐거운 웃음(전각․서각)’이 각각 받았다.

한편 이 날 시상식과 아울러 미술대전 서울전시회 개막식도 진행됐다.

이번 전시회에는 올해 입상작 96점과 역대 대상 수상작 20점, 추천작가 작품 27점 등 모두 143점의 작품이 전시된다.

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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