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장애인 가족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협박 및 다중위력행사 사건 관련, 서울고등법원이 공소제기를 받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소라미 법무법인 공감 변호사는 서울고등법원이 지난 23일 아파트 입주자대표단의 각서 작성 강요행위에 대해 공소를 제기하라는 내용의 재정신청결정을 송부했다고 지난 25일 밝혔다.

이 사건은 지난 해 6월부터 10월까지 경기도 화성의 한 아파트에서 입주자대표회의 회장, 부녀회장, 노인회장, 통장 등이 단지내에서 발생한 폭행사건을 빌미로 정신장애인 당사자와 가족들에게 강제입원과 세대전출을 요구하며 농성 및 탄원서 제출, 각서 작성 강요 등 다중위력을 행사한 사건(관련기사 본지 3월10일자)이다.

정신장애인 가족들은 지난 해 10월 다중 위력에 대한 협박, 강요, 명예훼손 등으로 아파트 대표단을 고소했으나 이 사건 관련 지난 4월 수원지방검찰청이 불기소 결정을 내린 데 이어 서울고등검찰청 또한 가족 측이 제기한 항고에 대해 기각결정을 내린 바 있다.

그러나 서울고법은 이들이 지난 8월 제기한 재정신청을 받아들여 공소제기를 허락한 것이다.

사건을 의뢰받은 소라미 변호사는 “이제 비로소 형사재판을 개시할 수 있게 됐다"며 “재정신청결정에 따라 수원지검은 아파트대표단을 기소해야 한다. 검찰 내부에서 지속적으로 내려졌던 불기소 결정을 번복하는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또 소 변호사는 "고소사실 전부에 대해 공소제기 결정이 나지 않아 아쉽지만 가장 핵심적인 강요죄 부분에 대해 공소제기 결정을 내린 데 대해 환영한다"며 “이번 형사소송을 통해 우리사회에 퍼져 있는 정신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차별적인 인식에 대해 경종을 울릴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 9월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한국정신장애연대 등 단체로 구성된 ‘지역주민의 강제입원 및 세대전출강요 사건 대책위원회’는 이 사건의 법적 대응에 집중하면서 정신장애인에 대한 차별적인 제도와 인식 개선을 위한 방안을 모색키로 했다고 밝혔다.

박영희 장추련 사무국장은 “공공의 이익 등을 이유로 이 사건에 불기소결정을 내린 검찰은 이번 서울고법의 결정에 통해 정신장애인 인권에 대한 숙고와 반성을 해야 할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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