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부담 폐지, 등급제한 폐지 등 장애인활동지원법 전면 개정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이 지난 16일 국회 정론관에서 열렸다.

민주당 박은수 의원, 민주노동당 곽정숙 의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총연합회 등은 이 날 “활동지원법의 날치기 통과는 450만 장애인의 생존권을 짓밟은 테러행위”라며 "MB정부와 한나라당은 당장 활동지원법 전면개정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여야의원의 대체법안도 묵살하며 예산부수법안이라는 이유로 장애인활동지원법을 날치기통과시킨 것은 이 법의 취지가 장애인의 권익향상에 있는 것이 아니라 MB정부의 친서민 과시에 있다는 것을 명백히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장애인활동지원법은 현행 장애인활동보조서비스에 방문목욕, 방문간호 등을 추가해 내년 10월부터 도입되는 서비스다.

이번에 통과한 법안은 정부가 지난 11월17일 제출한 법안으로 박은수․윤석용의원의 대체법안이 있었음에도 불구, 국회 보건복지위의 검토를 거치지 않은 채 국회의장 직권상정으로 지난 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바 있다.

이들이 이번 정부안을 반대하는 이유는 서비스자부담을 최대 21만6000원(독거특례 180시간, 서비스급여의 15% 정률제)까지 인상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장애인의 생존권이 달린 활동보조 이용의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데 있다.

또한 법 상에는 서비스 대상자의 등급을 명시하지 않고 있지만 복지부 관계자들로부터 예산문제 등으로 인해 활동지원제 역시 현행 활동보조처럼 1급 장애인으로 제한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면서 서비스가 꼭 필요하지만 등급제한으로 받지 못했던 장애인들의 활동보조 확대에 대한 기대가 물거품이 됐다는 점도 중요한 이유다.

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활동지원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중증장애인은 35만명을 넘어서고 있지만 내년 활동지원 대상자는 5만명으로 14%에 불과한 수준이다.

한편 복지부는 지난 11월부터 제2차 장애인활동지원제(기존 장애인장기요양제) 시범사업을 서울 서초구, 부산 해운대구, 대구 달서구, 광주 남부, 경기 평택시, 전북 익산시, 제주 서귀포시 등 7개 지역에서 기존 활동보조대상자 총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다.

오는 3월까지 진행되는 이번 시범사업에서는 활동보조 100시간(80만원)은 21만원 추가된 101만원, 독거특례 120시간(96만원)은 117만원을 받고 있으나 독거특례 180시간은 추가급여가 없다.

남병준 전장연 활동가는 “2차 시범사업 단계인만큼 시행령에 시범사업 시스템이 그대로 담길 가능성이 높다”며 “독거특례는 활동보조 등 활동지원이 더욱 필요한 경우인데 다른 장애인들에 비해 오히려 서비스가 후퇴하는 꼴”이라며 “복지를 예산끼워맞추기식으로 해서는 안 된다”고 꼬집었다.

그는 “최대 117만원 수준의 서비스급여량 제한이 정해지면 지자체에서 최대 140시간까지 지원했던 추가서비스는 법적 근거가 없어 중단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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