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른 복지관의 상쾌한 공기를 마시며 출근과 함께 오늘의 일들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기도가 끝나기 바쁘게 대상자 가족의 출.결석에 따른 전화벨이 울리기 시작되면서 하루가 시작된다.
김지애 YWCA부산진구종합사회복지관 치매노인주간보호센터 과장
"지난밤 화장실에서 빨래를 하시는 할머니 때문에 잠을 거의 주무시지 못하였다"
"어제 저녁 할머니를 잃어버려 새벽에 모라시장에서 찾았다"
"새벽3시부터 복지관에 출근해야 한다며 완전무장(?)을 하고 대문에 나가시려는 것을 겨우 차량이 올 때 까지 기다렸다"는 가족들의 퉁명한 얘기를 들으며, 오늘은 어떤 하루가 내 앞에 펼쳐질까 염려하는 마음으로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얼굴이 뇌리에서 스쳐지나간다.
해마다 증가하는 노인으로 인하여 치매증상을 호소하며 수용을 바라는 가족들은 많아지고 주간보호를 통하여 가족들의 평안과 일상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음에 보람을 느끼면서 가족들의 관심이 입소를 위해 처음 방문하였을 때와 시간이 갈수록 달라지는 모습을 보면서 하루 종일 어르신들과 씨름을 하고 있는 직원들의 마음을 서운함을 느끼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 어르신들의 가지고 계신 증상들은 다르나 모두가 어린 아이들 같은 초롱하고(?) 주름 속에 숨겨진 순진한 웃음 속에 걱정과 염려는 한순간 사라져 버리고 사랑스러운 모습에 반하고 만다.
손뼉 치며 "나의 살던 고향은........" 하며, '고향의 봄'을 두 눈을 지긋이 감고 노래하시는 모습과, 산토끼 토끼야 어디를 가느냐.... 하며 몸을 흔들며 흥겹게 노래와 율동하는 모습에 웃음을 보면서 마치 토끼와 같이 즐겁게 놀았던 과거의 그 날을 생각하시는 것 같은 모습을 보면서 한순간의 피로를 풀어본다.
얼마 남지 않은 삶 가운데 그리스도의 사랑을 느끼고 들을 수 있는 기회를 체험하며 하늘나라에 갈수 있었으면 하는 기대를 하며 하늘의 소망을 전해보려고 노력한다.
할머니, 할아버지 내일도 오늘 같은 날이 되시고 건강하세요, 그리고 사랑합니다.
오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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