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했던 2010년(庚寅年) 한해가 저물고 이제 2011년(辛卯年)이 밝았습니다.

저는 지난해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장으로 당선된 이후 참으로 많은 일들을 겪었습니다.

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 선임을 둘러싼 문제, 장애인연금제도의 시행으로 붉어진 장애재판정의 문제, 장애인활동지원에 관한 법률의 통과에 따른 장애인활동보조 서비스의 변화 우려 등 하나 같이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문제들이 장애인계에 닥쳐왔던 것입니다.

2011년 한해도 이러한 문제들과 함께 시작되었고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대화와 타협으로 이러한 문제들을 하나씩 해결해 나갈 것입니다.

그렇지만 걱정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닙니다.

앞서 열거한 문제들이 하나같이 첨예한 대립구도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장애인활동지원에 관한 법률은 국회에서 심위조차 거치지 못한 채 통과되었습니다.

장애판정과 둘러싼 논의는 반대와 개선요구만 있을 뿐 구체적인 대안을 아직 마련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 뿐 아닙니다.

장애인연금이 실질적으로 장애인의 삶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아직 갈 길이 너무나 멀고 험합니다.

이러한 난제들 앞에 우리 장애인계는 대동단결을 통한 단일한 세력의 표현, 합리적 대안제시에 의한 정책변화 모색이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히 요구되는 한 해가 될 것입니다.

저 최동익은 올 한해 더욱더 분발하여 이러한 장애인계의 현안을 해결해 나가는데 주저하지 않겠습니다.

우리 시각장애인계 역시 여러 가지 산적한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65세 이상 시각장애노인들에 대한 활동보조 서비스 지원 문제, 점점 설자리를 잃어가는 안마업에 대한 돌파구 마련, 여전히 고용취약, 저소득계층으로 남아 있는 시각장애인의 구조적 한계성 등. 우리 시각장애인계 역시 그리 쉬운 한 해가 될 것 같지 않습니다.

그러나 촛불이 감사한 것은 어둠이 있기 때문이고 들판의 산들바람이 고마운 것은 작열하는 태양이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문제를 문제로만 여긴다면 우리에게는 절망뿐일 것입니다.

오늘의 오르막이 힘겹다면 내일의 내리막이 우리를 기다릴 것입니다.

저는 이런 믿음으로 올 한해를 시작하려고 합니다.

올해 신묘년은 토끼의 해입니다.

험준한 산골짜기도 쉽게 뛰어 올라가는 토끼처럼 우리 장애인계도 어렵고 힘든 문제들을 대화와 타협이라는 신을 신고 힘차게 뛰어 올라 넘을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온순하고 날쌘 토끼처럼 폭력과 다툼이 아닌 대화와 타협, 힘겨루기나 기싸움이 아닌 단결된 힘으로 우리의 힘을 대내외에 나타내는 희망찬 한해, 행복한 한해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올 한해도 독자 여러분의 댁내에 행복과 평안이 가득하시기를 소망하며 인사말을 간음합니다.

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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