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걸음으로 우직하게 현장을 지켜왔던 우동민 동지를 기억하며

2011년 1월 2일, 장애인운동의 현장에서 활동했던 중증장애인 우동민 동지가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지난해 12월 급성폐렴으로 병원에 입원했다가 병세가 악화해 마흔셋의 삶을 마감하셨습니다.

장례를 치르며 알게 된 그의 이력은 간단했습니다.

1968년 10월 출생. 이십 대 중반까지 집안에만 있었고, 이후 5년 정도 이어진 시설생활, 5년간의 그룹홈 생활….

그리고 드디어 2005년 서른 중반을 넘긴 나이에 사회에 나와 성북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서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살아온, 살고 있는 여느 중증장애인의 이력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여섯 살 때까지는 일어설 힘도 기어 다닐 힘도 없어서 집에서 누워서 지냈고, 바깥세상 구경은 할 수가 없었다’던 동지는 그의 마지막 여섯 해를 ‘생에 대한 애착을 가지고 자발적으로 살아온 날들’로 만들기 위해 힘썼습니다.

지난 12월 초 우동민 동지는 MB정권의 가짜복지를 규탄하며 장애인활동지원법의 올바른 제정과 현병철 위원장 사퇴를 촉구하는 국가인권위원회 점거농성장에서 매서운 겨울을 보냈습니다.

동지는 인권위 점거농성 중 폐렴 등의 증상을 얻어 몸 상태가 좋지 않았음에도 기만적인 장애인 복지예산과 장애인활동지원법 날치기 통과의 주범인 한나라당을 규탄하는 집회현장에서 전경의 방패와 한겨울 칼바람을 온몸으로 막아냈습니다.

"사회에 나와 아무런 준비도 안 된 채 겪었던 정립회관 시설비리척결 투쟁, 활동보조서비스 쟁취 투쟁. 그것도 어쩌면 내가 하고 싶은 것이 아닌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일지 모른다"며 소걸음으로 우직하게 현장을 지켜왔던 우동민 동지. 장애를 이유로 집안에, 시설에만 갇혀있어야 했던 이 평범한 중증장애인은 어찌할 수 없이 살기 위해 투쟁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이명박 정권은 장애인의 삶을 장애라는 철창 속에 가두고 결국 죽음으로 내몰았습니다.

사회적인 차별과 양극화의 심화 속에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을 더욱더 비참한 생활로 내몰았습니다.

이러한 현실에서 우동민 동지는 장애인차별철폐투쟁에, 세상을 바꾸는 투쟁에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이 자리를 지키면서 묵묵히 활동했습니다.

열사가 지금까지 투쟁했던 현장 속에 그의 정신이 있음을 알기에 장애해방세상 그날까지 ‘앞도 보고, 옆도 보고, 뒤도 보고’ 그렇게 우직하게 같이 가야겠습니다.

2011년 1월 4일

장애해방열사단

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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