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지난 11일 서울시청 앞에서 ‘서울시 2011년 장애인자립생활예산 집행촉구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장은 시의회가 합법적으로 통과시킨 예산을 집행하라”고 촉구했다.

지난 해 12월30일 서울시의회는 중증장애인 활동보조서비스 959억원(200억 증액), 중증장애인자립생활지원예산 61억8000만원(42억5000만원 증액), 중증장애인전세주택제공사업 20억원 등 2011년도 예산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이 예산은 시의회 상임위와 법사위를 거치면서 증액, 본회의에서 최종통과된 예산이다.

그러나 시는 지난 5일 보도자료를 통해 “시의회가 불법으로 증액, 비용항목 신설한 예산은 원인무효이므로 미집행하고 재의요구 및 대법원 제소를 추진할 것”이며 “시장의 동의절차를 무시하고 불법적으로 증액 및 신규 설치한 부분을 제외한 원안통과 및 감액예산만을 대상으로 실 집행예산을 편성･집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는 이에 따라 무상급식(695억원), 학교시설개선(248억), 중증장애인활동보조서비스(200억원), 경로당 현대화사업(30억원) 등 복지 예산을 집행하지 않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민주당협의회는 “행정안전부의 유권해석에 따르면 예산안은 의회의 의결로서 확정됨과 동시에 효력을 가지며 이에 대한 집행부의 재의 여부와 관계없이 대법원의 최종적인 판단 이전까지 유효하다”며 “시가 원안통과되거나 의회가 감액한 예산만을 대상으로 한 ‘실집행예산’을 편성․집행하는 것은 사실상 준예산체제로의 돌입으로 납세자인 시민의 권리를 송두리째 부정하는 중대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천만 서울시민의 생활과 안전을 볼모로 자신의 대권전략을 위해 예산안 전쟁까지 벌이겠다는 것은 스스로 시장의 자격이 없음을 고백하는 것" 이라며 "민주당은 오 시장의 초법적 발상과 불법적 행태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민주주의의 근간인 3권분립과 의회민주주의에 대한 정면 도전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날 기자회견에서 이상호 서울시의회 의원(민주당)은 “시의회와의 시정협의를 전면 중단하고 복지 포퓰리즘의 망언 등으로 중증장애인 활동보조지원 예산 집행을 거부하는 오시장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시의 중증장애인활동보조서비스 조속한 집행을 촉구하며 장애계 현장과 함께 하는 의정활동을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

김동희 민주노동당 장애인위원장은 “중증장애인들은 외출 한번 하면 저녁을 굶어야 한다”며 “시청사 곳곳에서 집시법 위반여부 감시하면서 막상 서울시장은 법 안 지켜도 되나”고 힐난했다.

최용기 서울장차연 공동대표는 “시는 무상급식, 무상의료를 선심성 복지, 나쁜 복지로 치부하며 수혜자 중심의 보편적 복지로 가는 흐름을 거스르고 있다”면서 “장애인의 보편적 사회참여 권리 확보 위해 시의회와 장애인당사자 등이 노력과 책임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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