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복지를 인간과 환경의 상호작용을 중시한 사회학 이론인 생태학적 이론으로 분석한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허창덕 영남대 사회학과 교수는 지난 14일 국회에서 열린 ‘뇌성마비장애인의 고용활성화대책과 장애인의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토론회’에서 “한국의 장애복지사업을 브론펜브레너의 생태학적 체계이론을 통해 분석한 결과 시스템·사회·제도 등을 아우르는 거시적·통합적인 측면보다 장애인 개개인에만 초점을 맞추는 미시적 측면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다.

그에 따르면 브론펜브레너의 생태학적 체계이론은 인간과 환경의 상호작용에 초점을 둔 이론으로 개인과 직접적 상호작용을 미치는 미시체계, 개인을 둘러싼 둘 이상의 미시체계 간 상호관계로 이루어진 중간체계, 개인이 관여하지는 않지만 개인이 속한 환경에 영향을 주는 외체계, 광범위한 사회구조적 맥락을 포함한 거시체계 등 인간을 둘러싼 환경을 다섯 가지로 분류한다.

그는 이 이론을 통해 복지제도를 분석하는 것은 개개인의 미시적 부분에만 초점을 맞추던 이전의 모델과는 달리, 사회체계 전체를 포괄함으로써 전체적인 이해 및 방향성 모색의 틀을 제공한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허 교수에 따르면 사회전반에 걸쳐 모든 체계에 영향을 미치며 정책방향을 확립하는 역할을 하는 장애패러다임과 법은 거시체계에 속하며 장애인복지예산, 장애인등록제도는 외체계, 장애인복지서비스는 미시체계에 속한다.

특히 그는 우리나라에서 시행되고 있는 장애인복지서비스를 장애인연금 등 장애인소득보장정책, 장애인활동보조서비스 장애인보조기구 교부 등 활동․이동 지원, 장애인시설지원사업, 세금면제 및 공공요금면제 등 여섯 가지로 분류했다.

허 교수는 “장애인사회통합이라는 궁극적 장애복지패러다임의 방향성을 고려할 때, 각종 정책은 비현실적이고 분절적 시스템으로 인해 비효율성이 증가했으며 시혜적․수동적․소비적인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장애인의 수동적 생활을 조장해 능동적 사회참여 및 자립을 방해함으로써 오히려 악영향을 끼치며 국가 차원에서도 인력적․생산적 가치창출이 전제되지 않는 비효율적 복지예산의 지속적 투입이 재정부담으로 이어진다”고 비판했다.

이에 장애관련복지정책 체계를 현재의 미시적·시혜적·소비적 체계로부터 거시적·통합적 체계로의 범위 확대를 위해 ▲장애인 자립지원 확대 ▲종합적․체계적 직업재활인프라 구축 ▲장애인의 이동 및 정보접근권 향상 등 정책적 방안이 강구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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