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인에 대한 종사자 교육, 안내책자 비치 등 편의제공의무를 갖추고 있지 않은 서울시내 공공근린시설 170곳이 국가인권위에 진정된다.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는 서울시내 공공근린시설 257곳에 대해 7월부터 11월까지 발달장애인 편의제공 모니터링을 실시한 결과 편의제공 실태가 더욱 취약한 170곳을 선별, 20일인권위에 진정서를 접수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함께가는서울장애인부모회와 연계해 발달장애인부모 8명, 발달장애인 당사자 2명 등 총 12명이 종사자의 발달장애특성과 이해에 관한 교육, 안내책자 및 정보자료집 비치, 발달장애인 프로그램 참여여부 및 보조인력 배치 등 항목에 대해 실시했다.

조사대상시설은 경찰서 11곳, 체육시설 22곳, 파출소 14곳, 공공도서관 20곳, 구민센터 11곳, 구청 13곳, 주민센터 49곳, 국공립중앙병원 18곳, 보건소 11곳, 우체국 25곳, 우편취급소 13곳, 지하철역사 35곳, 청소년회관 15곳이다.

조사결과 약 80%의 조사대상시설이 편의제공의무를 갖추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보건소 11곳이 모두 발달장애인의 이용편의를 지원하는 안내인 및 담당자를 별도로 배치하지 않고 있었으며 구민센터 11곳도 센터업무 등에 관해 발달장애인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그림 및 안내책자를 만들어 비치하지 않고 있었다.

또한 파출소 14곳도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발달장애인 행동이해 및 의사소통교육 또는 인식개선 교육을 실시하지 않고 있었다.

청소년회관 15곳 중 14곳이 발달장애인을 위한 안내인 교육 책자를 비치하지 않았으며 우편취급소 13곳 중 12곳이 우편업무 과정을 발달장애인이 미리 보고 이해할 수 있는 그림 등 안내자료를 비치하지 않았다.

우체국 25곳 중 23곳도 직원대상 발달장애인 행동이해 및 의사소통교육을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모니터링에 참가한 발달장애 부모는 “솔직히 나도 내 아이와 공공근린시설에 갈 엄두가 나지 않는다”며 “내 자식과 직접 이야기를 나누고 행정에 필요한 서비스나 도움을 주는 사람이 있다면 왜 공공근린시설에 발달장애인이 가지 않겠는가”고 반문했다.

서재경 장추련 활동가는 "발달장애인이 공공근린시설을 방문했을 때, 공공근린시설 직원들은 직접 소통을 하고 원하는 서비스를 지원하기 위해서는 종사자의 발달장애이해교육과 발달장애인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안내책자 등이 비치돼 있어야 한다"며 "발달장애인이 배제․소외․분리되지 않도록 정부와 지자체가 편의제공을 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직원이 오히려 발달장애가 무엇인지를 묻거나 발달장애인이 오지도 않는데 왜 정당한 편의를 제공해야 하느냐고 반문하는 등 모니터링 결과는 참담했다”며 “공공근린시설에서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지만 대부분 비장애인 중심으로 발달장애인에게는 ‘그림의 떡’일 뿐이며 프로그램 참여는 가능하지만 절대적인 조건은 부모가 책임져야 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서 활동가는 “장애인차별금지법 시행 3년을 맞고 있지만 아직도 사회는 발달장애인에 대한 정당한 편의제공을 가족에게 모두 떠넘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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