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빈곤문제연구소 류정순 소장

실질적인 소년소녀가장 세대원이지만 법정 소년소녀 가장 세대원으로 책정되지 못한 학생들을 사회적 배려 대상자에서 제외시키는 학교들은 서울시립대, 충북대, 경상대 등의 7개 대학, 사립대학들은 고려대, 이화여대, 국민대, 서강대, 인하대 등의 20개 대학이다.

소년소녀가장가구의 가구원수는 1990년 13,778명에서 2004년 5,444명(소년소녀가장의 수는 3,504명)으로 반 이상 줄어들었다. 이러한 현상이 요보호아동의 수가 줄어들었거나 입양이 증가된 데 기인한다면 바람직할 것이다.

그러나 2001년 ~ 2004년 4년 동안에 신규발생 요보호아동의 수는 연평균 10,440명으로서 95년 4,576명의 두 배가 넘는다. 지난 4년 동안 신규로 발생된 요보호 아이들 41,758명 중에서 9,346명이 입양되고 15,907명이 시설에 입소한데 불과하기 때문에 16,505명이 친인척에 의하여 양육되거나 아이들끼리만 살고 있는 실질적인 소년소녀가장이다.

정확한 통계자료는 생산되고 있지 않으나 2000년 이전에 발생된 요보호아동을 포함한다면 소년소녀가장 가구의 가구원수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이다.

2004년 말 현재 소년소녀가장으로 책정된 고등학교 재학생의 수는 2,331명인데 그 중의1/3이 고3이고, 고3학생 모두가 지원한다고 가정할 때 2006년 대입 총지원 가능 인원은 777명이다.

단지 777명만이 27개 대학에 지원이 가능한 상황이지만 실제로 대부분의 소년소녀 가장들은 자신들을 위한 이렇듯 파격적인 입시제도가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으며, 국공립대학에 입학하면 입학금과 등록금이 면제되는 사실 조차 몰라서 경제적인 이유로 대학입학을 포기한 기초생활보장 수급 학생들이 대부분인 것이 실정이다.

상황이 이러하다보니 단지 정보에 밝은 몇 몇 소년소녀가장들이 지원에 나설 예정이기 때문에 실제로 특례입학 지원 소년소녀가장에게는 대학입학은 누워서 떡먹기보다 쉬울 수가 있기 때문에 오히려 소년소녀가장이 합격은 하더라도 입학 후에 학교 공부를 따라갈 기초학력이 모자랄 문제가 발생할 것이 우려된다.

반면에 법정 소년소녀가장으로 책정되지 못한 대다수의 실질적인 소년소녀가장은 열악한 조건 아래에서 다른 학생들과 똑같이 경쟁해야 입학이 가능하다.

이렇듯 형평에 맞지 않는 제도에 대하여 소년소녀가장 입시생을 돌보는 고모가 항의하자 대구의 어느 담당공무원은 고모와 헤어져서 이사하면 소년소녀가장 대상자로 책정 서류를 올려 보겠다고 했다고 한다.

이와 같이 가족이 해체되고, 친척으로부터 버림받기를 유도하는 제도에 대한 보건복지부 아동정책과 소년소년가장 담당 김소연씨는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책정되는 것과 소년소녀가장으로 책정되는 것은 다르며, 아동으로만 구성된 15세 미만의 아동만 책정이 가능하고, 오랫동안 지정이 안 되어 있는 상태에 있거나, 친인척이나 조부모에 의하여 보호받는 아이들은 되도록이면 신규지정을 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복지부 방침이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소년소녀가장 책정 여부는 시군구의 장이 결정하는 사항으로서 중앙정부 차원에서 일률적으로 정한 자격요건은 없기 때문에 지방자치단체에 따라서 지정 요건이 특별히 까다롭더라도 복지부에서 간섭할 수 없다고 한다.

특히 예산배정방식이 top-down방식으로 바뀌어 복지업무가 지방의 자체 예산배정으로 수행되는 사업에 간섭할 수 없고, 단지 복지부에서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지방별 평과 후 평가결과에 따라서 국고보조 액수를 달리 할 뿐이라고 한다.

이 사실은 지방의 소년소녀가장 책정 실적이 낮으면 국고보조도 줄임을 의미하는데, 이는 바로 지방정부가 방치하면 중앙정부도 방치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부모가 없는 아이들은 애정을 가지고 돌봐줄 할머니, 고모, 이모에게서 양육 받을 때 가장 잘 클 수 있으며, 정부의 입장에서도 가장 적은 예산이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친인척이 돌보는 소년소녀가장에게 이렇듯 큰 불이익을 주게 되면 아이들의 장래를 위하여 친인척에게 양육을 포기하라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복지부는 조부모나 친인척이 양육하는 18세 이하의 실질적인 소년소녀가장을 제도권 내에서 보호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고, 각 대학은 소년소녀가장 책정의 수행 현실에 대한 심도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9월 초에 실시할 수시 2의 대학입시 특례제도를 적절히 수정하여야 할 것이다.  
 
한국빈곤문제연구소 류정순 소장

이경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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