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노동자는 고객의 성희롱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으며 특히 비정규직의 경우 모성권을 권리로 인식하기 어려운 실정인 것으로 나타나 대책이 모색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여성노동자회가 전국 9개지역 평등의전화에 지난 해 접수된 여성노동상담 2870건을 분석한 결과 모성권 상담이 전년 656건(22.5%)에서 957건(33.4%)으로 큰 폭으로 급증했다. 

분석결과에 따르면 임금체불, 부당해고 등 근로조건 관련 상담은 전년 1377건(55.5%)에서 1348건(47.1%)로 감소했으며 상담유형별로 살펴보면 산전후휴가 460건(16.1%), 임금체불 441건(15.4%), 직장내성희롱 312건(10.9%), 육아휴직 309건(10.8%) 순으로 파악됐다.

노동자회에 따르면 모성권 관련 상담 중 경영상 어려움을 이유로 여성노동자의 임신.출산에 대해 산전후휴가 등 사용을 불허하며 퇴사를 종용하거나 실업급여 수급을 조건으로 권고사직을 강요하는 사례가 상담수 있었다.

또한 여성노동자들에 대한 산전후휴가 제공 등에 따라 기업이 받을 수 있는 대체인력채용장려금 등 상담이 늘어나는 추세를 볼 때, 여성노동자가 기업에 혜택을 제시해서라도 모성권 권리찾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것을 감지할 수 있다.

그러나 비정규직의 경우, 모성권 상담이 164건(18.6%)에 그치는 등 모성권을 여성노동자 스스로 권리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으며 실질적으로 계약직은 아예 산전후휴가를 쓸 수 없다며 그만 두라고 하거나 재계약을 거부하는 경우 등 비정규직에게는 모성권 자체가 없다고 인식하는 사업주가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노동자회는 “모성권에 대한 여성들의 권리의식은 높아지고 있는 반면, 기업들은 소극적, 적대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며 “특히 비정규직 모성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할 수 있는 방안이 시급히 모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고객이나 거래처 등 제 3자에 의한 성희롱은 5.8%을 차지했다.

콜센터로 전화를 걸어 “어떤 팬티를 입고 있냐”고 물어오더라도 업무적인 내용을 한 마디라도 하면 전화를 끊을 수 없는 관행으로 인해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받는 사례 등 특히 대인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여성들은 성희롱에 무방비상태로 노출돼 피해는 날로 증가하고 있는 실정으로 나타났다.  

노동자회는 “남녀고용평등법 개정으로 고객 등에 의한 성희롱 피해발생 시 사업주의 의무사항이 명시돼 있지만 법적 구속력이 미비해 해결방안을 찾기 어렵다”며 “처벌 가능한 실질적 법규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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