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DPI 위문숙 회장은 투쟁취지 발표를 통해 서울시가 장애인 보행권을 박탈하고 있고, 즉시 복원공사의 재공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진 최경훈 기자

오는 10월 시민들에게 개방될 서울 청계천 거리에는 ‘자연과 문화가 되살아 난 청계천’이라는 글귀가 적힌 플래카드가 곳곳에 설치되어 있다. 하지만 장애인들이 느끼는 청계천은 ‘장애와 차별이 되살아난 청계천’일 뿐이다. 청계천 입구의 턱, 휠체어로 올라가기에는 힘겨운 경사로, 휠체어가 지나다닐 수 없는 비좁은 안전통로는 장애인과 비장애인 사이를 커다란 장벽으로 가로막았기 때문이다.

7월 29일 청계6가 평화시장 앞 모간수교 일대에서는 서울DPI, 장애인청년학교 총동문회,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연합회 공동주최로 청계천 장애인 접근 실태를 확인과 청계천 거리 설계안 수정요구를 위한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청계천 복원 완공을 3개월 앞둔 현재, 장애와 차별이 청계천에는 어떻게 되살아나고 있을까.

서울DPI 위문숙 회장은 “인도가 너무 좁아서 휠체어, 워커 등을 사용하는 장애인과 임산부, 노인 등의 이동약자는 보행이 불가능하며 점자유도블록이 설치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시각장애인의 보행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7월 29일 청계6가 평화시장 앞 모간수교 일대에서는 청계천 장애인 접근 실태를 확인과 청계천 복원 설계안 수정을 요구하는기자회견이 진행됐다. 사진 최경훈 기자

공동주최측은 서울시에 7월 25일 청계천복원공사가 「장애인노인임산부등의편의증진법」에 어긋난 것이라는 내용의 질의서를 발송해 답변을 요구했으나 일주일 후에 답변을 주겠다는 등의 무성의한 태도를 보여, 거리선전전으로까지 나선 것.

공동주최측은 서울시에 △이동약자의 보행권을 고려하지 않은 이명박 시장 사퇴 △법률기준에 의거하여 휠체어 장애인 등의 이동약자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재공사 △모든 공공시설 설계, 공사시 장애인 당사자 참여 보장 등을 요구했다. 

한편 4일 국가인권위원회는 청계천 거리 입구 등을 현장 조사했으며, 향후 서울시와 장애인단체, 환경단체, 건축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긴급간담회를 열고 현장 조사내용을 바탕으로 서울시에 청계천 거리 설계안의 수정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10월 청계천 복원 공사 완공에는 부디 ‘장애와 차별’이 사라지고 ‘자연과 문화가 되살아난 청계천’이 될 수 있길 바란다.

유미화 기자 mihwa@bok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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