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이상 시설에서 생활해 온 장애인이 주거, 생계지원 등을 연계 및 제공해 달라며 지자체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법원이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서울행정법원 제1행정부(오석준 부장판사)는 지난 달 28일 황인현(뇌성마비1급) 씨가 양천구청을 상대로 낸 ‘사회복지서비스신청 거부처분에 대한 취소소송’에 대해 원고승소판결을 내렸다.

지난 2003년 개정된 사회복지사업법은 사회복지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자가 관할 지자체게 복지서비스제공을 신청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지자체장은 사회복지대상자의 복지욕구조사, 보호계획 수립, 보호실시 등 실시하도록 하고 있다.

황인현 씨는 김포 향유의집에서 19년간 생활해 오다 지난 2009년 12월 사회복지사업법에 근거, 지역사회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지원해달라며 양천구청에 서비스변경 신청을 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이에 황 씨는 거부처분취소를 청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이번 사건을 담당한 탈시설정책위원회는 “이번 판결은 시설중심에서 진정한 의미의 탈시설자립생활패러다임으로 전환하는 시발점”이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위원회는 “이번 판결은 사회복지가 국가의 의무일지라도 예산, 인력 등 제한으로 국가에 재량이 있다고 판단, 사법적 개입을 자제해 온 관행을 깨고 사회복지가 엄연한 국민의 권리임을 인정한 판결로서 큰 의의가 있다”며 “복지서비스 절차가 적법하게 실시돼야 하며 그렇지 못할 경우 엄격한 사법심사가 필요하다고 인정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2003년 도입됐으나 법전 속에서 잠자고 있던 사회복지서비스신청권을 부활시킨 판결”이라며 “장애 등으로 자신의 의사와 관계없이 지역사회로부터 격리당한 채 복지시설에 수용됐던 사람들이 자립생활을 할 수 있도록 요구한 첫 소송”이라고 말했다.

한편 위원회는 사복지서비스 신청제도를 활성화시켜 복지를 권리화하고 개인에 맞는 맞춤형서비스가 이뤄질 수 있도록 소송운동과 법제도개선운동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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