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세의 나이에 고등학교를 졸업해 만학의 꿈을 이룬 뇌성마비장애인 김숙자 씨가 밝힌 포부다.

지난 2002년 한국뇌성마비복지회에서 컴퓨터와 프린터를 지원받아 청암학교 중학교 과정을 수료한 김숙자 씨는 2008년 3월 서울정민학교 성인순회학급 고등부에 입학, 3년간의 과정을 수료하고 오는 17일 감격스러운 졸업을 앞두고 있다.

남편 채경석(39) 씨와의 사이에서 딸 유림이(9)를 두고 있는 김 씨는 장애를 갖고 공부만 해도 힘든 상황에서 서울시립뇌성마비복지관 기혼뇌성마비인가정지원서비스, 어린이집 등을 이용해 학업을 이었다.

특히 그는 어린이집이 쉬는 날이면 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 발을 동동 구르기도 했지만 한번 시작하면 끝까지 해 내는 끈기 있는 성격과 주위의 격려 덕분에 중도하차 없이 고등학교 졸업장을 받게 됐다고 했다.

그는 특수학교 고등부 반이 없어 중학교에서 학업을 중단해야 했던 어린 시절을 떠올렸다.

장애인이면 공부를 하고 싶어도 하기 어렵고 특수교육을 받았더라도 제대로 된 직장을 얻기 힘든 현실에서 그는 10여년을 배우지 못했다는 열등감에 손발이 묶여 살아야 했다.

그래서 1999년 당시 학교 교무실에서 사무일을 하던 그는 저녁시간을 이용해 초등학교 검정고시를 준비, 통과했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과정으로 행군을 하는 동안 일 또는 육아와 공부를 병행해야 하는 힘든 생활이 계속됐지만 하루하루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게 너무 행복했다.

다시 빛을 찾은 느낌이었다.

현재 그는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청소년교육과에 합격한 상태다.

그는 “힘든 일이 있더라도 꿈을 놓지 않고 끝까지 노력하다 보니 좋은 결과를 맺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앞으로 공무원이 돼 사회복지 관련 일을 하고 싶다는 그는 모든 사람이 장애, 빈부 등에 구애받지 않고 공부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는 꿈을 밝혔다.

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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