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 전면 무상급식을 놓고 보수성향의 시민단체와 진보성향의 시민단체들간에 대결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보수성향 160여개 시민·교육단체들로 구성된 복지포퓰리즘 추방 국민운동본부 공동대표 2명은 8일 서울시로부터 전면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실시하기 위한 청구인 대표자 증명서를 교부 받았다.

청구인 대표는 류태영 전 건국대 부총장, 한기식 고려대 명예교수로 이들은 “소득에 관계없이 모든 학생에게 급식을 하는 전면 무상급식은 경제 논리를 무시한 전형적인 세금급식”이라며 “급식에 드는 비용이 모두 국민의 세금에서 나오기 때문에 당장 중지돼야 한다”고 청구 취지를 밝혔다.

시는 9일 주민투표 청구 사실과 취지 등을 시보에 공표했다.

이에 따라 국민운동본부는 이날부터 180일간 주민투표 실시에 동의하는 주민투표 서명작업에 돌입했다.

반면 친환경무상급식풀뿌리국민연대 등 시민단체와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등 야당은 9일 오전 중로구 감사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오세훈 서울시장에 대한 국민감사청구서를 감사원에 제출했다.

국민연대는 이날 오세훈 서울시장의 시장 직무 포기와 불법ㆍ부적절 행보에 대해 2500명의 서명을 받아 국민감사청구서를 감사원에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청구서는 오 시장이 3달째 시의회에 출석하지 않으면서 시의회와 시민과의 소통을 거부하는 직무유기를 계속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어린아이의 알몸사진을 광고에 게재하면서 아동인권을 침해하고 3억9000만원의 혈세를 낭비했으며, 무상급식으로 저소득층 지원예산이 삭감됐다는 허위사실을 유포한 이유로 국민감사를 청구한다고 밝혔다.

한편 주민투표가 성사되기 위해서는 청구권자 총수의 5%인 41만8000명의 서명을 받아 청구해야 한다. 그렇지 못할 경우 주민투표는 무산된다.

청구인 대표자는 서명 요청기간이 끝나는 날부터 10일 이내에 청구서와 청구인 명부를 서울시장에게 제출해야 한다.

주민투표청구심의회는 주민투표 청구사실 공표일로부터 청구인서명부상 서명의 유·무효 여부를 심사하게 된다.

서울시장은 청구인서명부 사본을 7일간 시청 및 자치구청 민원실에 비치·열람하고, 서명을 철회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청구인서명부가 서울시장에게 제출되기 전에 철회해야 한다.

그러나 서명용지 묶는 작업과 서명 청구 위임자 411명에 대한 필증을 교부받는 데 사흘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실질적인 서명 운동은 11일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무상급식 반대 주민투표는 지난해 12월 서울시의회가 무상급식 조례를 통과시킨 데 대해 오세훈 서울시장이 ‘복지 포퓰리즘’이라고 반발하며 시정협의를 중단한 채 주민투표로 시민의 뜻을 묻자고 제안하면서 불거졌다.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주민투표에 들어가는 비용은 161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과거 서울지역 유사 선거 비용을 참고할 경우 130억~150억원이 소요될 것이란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서울시 측은 “주민투표 비용은 시에서 예비비로 부담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오승록 서울시의회 민주당 대변인은 “주민투표는 조례와 예산 편성을 무시한 월권행위이며 (무상급식은) 주민투표의 대상이 될 수 없다. 시민 세금 수백억원을 낭비하는 행위를 용납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