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14일 열린우리당 이영호 의원에 의해 농어촌지역의 성직자에게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부여하는 내용을 포함한 사회복지사업법 일부 개정안이 발의, 사회복지계가 강력히 반발하는 등 논란이 예상된다.

이영호 의원 외 20인의 국회의원에 의해 제출된 개정안은 인구의 고령화로 인한 노인복지시설의 수요증가로 그 설치·운영의 활성화를 위해 종교시설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전제하고, 이를 위해 지역에서 5년 이상 직무를 수행해 온 목사·신부·승려 등의 성직자들에게 사회복지사 3급의 자격을 부여하는 것을 제안하고 있다.

사회복지사업법 제 11조3항 사회복지사 자격에 관한 특례조항에 농어촌에서 5년이상 직무를 수행한 목사, 신부, 승려 등 그 밖의 대통령령이 정하는 성직자 중 보건복지부 장관이 인정하는 자에 대해 사회복지사 3급의 자격이 있는 것으로 본다는 내용을 신설했다.

이에 따라 사회복지시설민주화와공공성쟁취를위한전국연대회의(시설민주화연대)는 '민주성과 공공성에 대한 검증없이 사회복지시설운영에 대한 정부책임을 종교계로 전가하는 것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이 의원을 비롯한 20명의 국회의원에 대한 항의방문을 통해 개정안을 반드시 철회시킬 것을 다짐했다.

시설민주화연대는 5일 성명을 통해 "사회복지서비스의 수요가 증가하는데 비해 공급측면은 양이나 질에서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이는 모든 국민이 보편적으로 공평하게 누려야 할 복지서비스에 대한 책임은 1차적으로 국가에 있다"고 지적했다.

연대는 특히 에바다복지회 사태, 꽃동네 오웅진 신부, 바울선교원 사건, 수경사 아동학대 사건 등 종교단체에서 벌어진 비리와 인권침해 등의 사례를 들어 "시설운영자들의 비리나 인권유린 등의 전횡의 상당부분이 종교의 이름으로 합리화되고 있다"며 "부작용들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는 현재의 상황에 대한 근본적인 대안모색 없이 다시 또 종교계로 떠넘기겠다는 국회의원들의 무책임에 심각한 의구심과 우려를 갖게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연대는 이어 "단순히 성직자로 지역사회에서 활동했던 경력만을 가지고 개인의 인성, 인권이나 복지에 대한 마인드 등의 검증절차를 무시하고 그들에게 사회복지사 자격을 부여한다는 발상은 어디에서 기인한 것인지 의문"이라고 반박했다.

이에 따라 시설민주화연대는 △사회복지사업법 개정안 철회 △개정안 발의에 있어 지역사회의 요구와 논의과정 등 그 배경 공개 △사회복지서비스 이용자 및 관련 종사자의 의견 배제한 무분별한 법개정 논의 즉각 중단 등을 촉구했다.

한편, 이에 앞서 지난달 26일 한국사회복지법인대표이사협의회 또한 사회복지사업법 일부개정 법률안 입법 예고에 대한 정책토론회를 열고 '법인의 고유권한과 자율권을 보장해줄 것'을 요구했다.

이경하 기자 lkhpress@bok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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