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서비스 신청권 관련, 엇갈린 판결이 확정된 가운데 신청권 활성화를 위해 서비스의 내용명시 및 서비스이송장치 마련 등 과제가 제시됐다.

윤찬영 전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사회복지서비스신청권은 무형의 복지서비스를 신청할 수 있는 권리를 보편적으로 선언한 것”이라며 “그러나 사회복지신청권에 의해 제공받을 수 있는 서비스의 내용과 범위, 수준 등이 명시돼 있지 않다보니 지자체 및 법원에서 신청권이 외면당하는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2009년 세 명의 시설장애인인이 “지역사회에서 살 수 있도록 주거편의 등 서비스를 제공해 달라”며 사회복지서비스 변경신청을 제기했으나 당시 해당 지자체들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장애인들이 지자체의 사회복지서비스신청권거부를 취소해 달라며 소송을 청구했고, 서울행정법원은 지난 1월 사회적 약자의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위해 국가 및 지자체가 사회복지 책임을 제대로 이행했는지 엄격하게 심사할 필요가 있다며 원고승소판결을 내린 바 있다.

이와 반면 지난해 9월 청주행정법원은 “현행법에 재가복지서비스의 근거만 제시돼 있을 뿐 서비스 내용이 규정돼 않아 주거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더라도 위법이 아니다”며 “원하는 서비스가 아니더라도 시설보호를 받고 있는 경우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재량으로 침해한 것이 아니다”며 지자체의 손을 들어줬다.

이후 두 소송은 패소한 측이 항소하지 않음으로써 같은 사건에 대해 엇갈린 판결이 확정됐다.

윤찬영 교수는 “사회복지신청권이 실체적 권리로서 보장되기 위해서는 서비스 내용이 명시될 필요가 있다”며 “아동, 노인, 장애인, 여성 등 다양한 요보호대상자들이 일반적으로 요구하는 서비스를 표준화해 규정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이어 “기타 구체적인 서비스는 지자체 내 ‘사회복지서비스 판정위원회(가칭)’를 두어 서비스의 내용을 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사회복지서비스 대상자는 소득과 재산을 기준으로 할 것이 아니라 성별, 장애유무, 가구구성의 특징 등 다양한 인구학적 문제를 가진 이들에게 인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장애인권리협약에 장애인의 지역사회 통합과 참여를 보장토록 하고 있다”며 “ 협약 당사국으로서 자립생활 위한 구체적 지원내용, 절차 등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밖에 그는 사회복지서비스신청자의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해당 지역내 자원이 부족하거나 타 지역의 서비스를 원할 경우 타 지자체 서비스를 의뢰 및 이송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돼야 할 것이며 사회복지신청권의 지역 내 구체적 실현을 위해 관련조례가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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