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복지모형으로 ‘협동+유대+가정’ 등 한국의 전통적 특징인 ‘가족 같은 사회’를 살리고 새로이 발전시켜야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정경배 한국복지경제연구원 원장은 21일 한국사회복지협의회 대강당에서 열린 ‘복지, 적절한 수준은 무엇인가’란 토론회에서 ‘한국형 복지모형의 균형적 접근’이라는 발제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정경배 원장은 “사회의 기본단위인 가정의 건전한 유지.안녕과 가족의 자조능력을 제고하는 동시에 보호가 필요한 개인은 공동체적 연대 하에서 가정과 같은 보호를 제공하는 ‘가정 같은 사회’의 정서복지를 통해 따뜻한 사회를 이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형복지모형에서는 가족-지역사회-국가의 공동책임 하에 보호의 연속성을 보장하고 수요자 선택의 자유를 극대화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원장에 따르면 가정 같은 사회는 스웨덴과 같이 가족의 기능을 사회가 전적으로 대체하는 사회민주주의 가족모형과도 구별되는 국가와 가정의 파트너십 모형이다.

그는 “따라서 가정 같은 사회는 가족해체 발생 이전에 가족유지.지원을 통해 예방하고 해체된 가족에 대해서는 사회가 가정과 같은 따뜻하고 포근한 보살핌을 제공하는 정서적 복지를 충족시킨다”고 말했다.

가정같은 사회인 정서적 복지를 위한 서비스 정책방향으로 ‘지역사회 모듬돌봄센터(돌봄상담)’ 를 제안했다.

이를 위해 ▲사회복지서비스 통합업무 ▲가정관련 상담 ▲개인심리 갈등상담 ▲자활취업, 창업안내 ▲보건복지통합서비스를 시행한다고 설명했다.

정 원장은 정책과제로는 ▲지속균형(자원균형+생존균형+고용균형) ▲적정균형(지속균형+정서복지+균형장애 순환 ▲빈곤탈출(자활기능 등) ▲통합서비스(모듬돌봄, 전달체계의 동맥경화 해소) ▲고령자원 ▲한국전통 ▲행정경색을 풀어야할 과제로 선정했다.

이봉주 서울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선진복지사회를 지향하는 사회복지서비스의 발전방향’이란 주제발표에서 사회복지서비스의 질적 수준향상을 촉구했다.

이 교수는 “사회복지서비스의 효과성과 효율성을 높이고 국민의 복지체감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기 위해서는 복지와 경영의 융합을 통한 수요자중심으로 복지패러다임이 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우리나라 사회복지서비스 공급체계는 ‘자선적’이고 ‘시혜적’인 성격을 갖는 공급자 중심적인 구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공급자 중심의 복지서비스 한계로 ▲공공과 민간부문의 상호책무성 결여 ▲서비스 질이나 효과성 없이 지원되는 시설운영 보조금 ▲투입측면에서만 성과를 평가하는 평가체계 ▲분절적인 서비스 공급체계 ▲낮은 수준의 서비스 접근성과 선택권을 제시했다.

공급체계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위한 정책대안으로 ▲프로그램서비스 구매계약 제도 도입 ▲성과관리체계 도입 ▲통합적․맞춤형 사례관리체계 도입 ▲사회복지서비스 정보시스템 개선 ▲바우처제도 확대 ▲서비스이용료 직접지불방식 고려 등을 제안했다.

한편 차흥봉 한국사회복지협의회 회장은 복지의 본질과 한국형 복지모형으로 중산층 중심의 원형사회를 만드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차 회장은 “원형사회는 잘 사는 사람과 못 사는 사람의 차이가 존재한다는 것을 전제로 하되 극단적 차이가 아니라 계층구조상 원형의 형태를 그 목표로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우리나라의 복지정책은 자유이념을 바탕으로 하면서 평등이념과의 조화로 사회연대성을 추구하고 시장경제의 원칙하에 개인의 책임을 기본으로 하면서 국가가 적절히 개입하고, 대상면에서는 보편적 복지를 지향하면서 선택적 복지를 가미하는 방식으로 발전했다”고 말했다.

이어 “복지의 내용과 수준면에서는 적정수준의 복지를 지향하면서 최소원칙을 강조하고, 책임면에서는 개인책임을 강조하면서 국가재정으로 적절히 지원하는 형태로 발전해왔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는 이념적으로 분류하면 ‘중도우파형’ 복지정책의 특징을 지니고 있다”면서 “우리나라 복지정책은 모두 국민이 골고루 잘사는 선진복지국가를 만드는 중도우파형 복지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나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차 회장은 “아직까지 완성하지 못한 복지제도의 틀을 마무리하고 기존의 복지제도 및 프로그램을 내실화하도록 박차를 가해야 한다”며 “우리나라 사회복지분야의 대표적 기관인 사회복지협의회가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김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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