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대형병원 쏠림현상 방지 및 의료체계 선진화를 위해 내놓은 ‘의료기관기능재정립기본계획’이 의료시설 접근성 등 장애인 입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17일 수요자 중심의 지속 가능한 보건의료체계 구축을 위한 ‘의료기관 기능 재정립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계획은 동네 병원과 소형병원은 만성환자 위주로 하고, 대형병원은 중증 환자를 중심으로 진료하도록록 해 인센티브를 주고 환자 또한 이를 따르면 보험료를 높게 해 본인 부담을 줄여 주고, 그렇지 않으면 최고 현재의 2배까지 본인부담을 늘린다는 것이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는 “소형병원을 이용하고 싶어도 편의시설이 없거나 2층이나 고층에 있어 접근이 불가능하면 장애인은 본인의 잘못이 아님에도 어쩔 수 없이 대형병원을 찾아 본인부담을 더 해야 하는가”고 반문했다.

장총련에 따르면 몇 년 전 장애인의 병원 접근성을 장애인단체와 장애인개발원이 공동조사했으나 그 실태가 너무도 열악해 사회적 물의가 일어날 것을 우려, 발표조차 하지 못했다.

이들은 “정부는 이번 기본계획 수립 이전에 장애인편의증진법을 개정해 소형병원도 의무적으로 편의시설을 갖추도록 조치해야 했고, 기본계획을 수립함에 있어서도 중증장애인의 내원은 예외로 정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장애인이 편의시설 미확충으로 접근이나 이용이 불편하거나 특수한 의료장비가 필요한 경우에 대한 예외를 계획에 담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장총련은 “이동이 어려운 장애인 등을 위해 원격진료가 가능하도록 의료법도 개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영신 기자  

<저작권자 © 복지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