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은 18일 청와대 앞에서 “한 끼 밥으로 장애인들의 절망을 때우려 한다”며 이명박 대통령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들은 이날 이명박 대통령이 장애인단체장들을 초청, 식사를 함께 하며 장애인들을 격려하는 자리를 갖는 데 대해 장애인을 기만하는 행위라 비판했다.

420공투단에 따르면 최근 장애계에서 가장 큰 이슈가 되고 있는 장애등급재심사, 자부담인상, 부양의무제, 열악한 장애아동복지의 문제는 이명박 정부가 계획적으로 추진한 사안이거나 또는 계획 없이 방치함으로 인해 초래된 문제들이다.

작년부터 시작된 장애등급재심사의 경우 평균 40%가량의 장애인들이 등급하락으로 인해 활동보조, 장애연금 등 가장 필수적인 서비스에서 탈락하는 사태에 직면하게 됐다.

그런데도 정부는 올해부터 장애등급재심사 인력과 예산을 2배가량 늘려 이 사업을 더욱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정부는 기존 장애인활동보조서비스를 개편한 장애인활동지원법을 제정하면서 서비스 자부담을 최대 60%가량 인상해 경제적으로 더욱 어려운 장애인들 스스로 서비스이용을 포기하는 사태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더욱이 최근 국회에서 열린 국민기초생활보장제 부양의무자기준 개정 및 장애아동지원법 제정 등 논의에서 여야 의원들이 연차적 계획이라도 수립하자는 주장을 폈으나 복지부가 나서서 이를 완강히 반대, 법안통과가 물거품으로 끝난 사건도 발생했다.

실제 이 대통령은 현재 한국의 복지는 과하게 확대돼 있다 평가하며 앞으로 필요한 것은 복지의 양을 효율적으로 조정해야 한다는 주장을 여러 차례 한 바 있다.

420공투단은 “이명박대통령이 장애계와 식사를 함께하는 이유는 결국 장애인의 날을 즈음해 대통령이 장애인들 불러놓고 사진 한번 내보내려는 생각에 불과한 것이 아니냐”며 “이 땅 450만 장애인의 처참한 현실이 가려지는 것이 아니다’고 규탄했다.

또한 이 자리에 참석한 장애인단체 대표들을 향해 “당신들이 진정 이 땅 장애인들을 대표한다면 지금 필요한 것은 이 대통령의 장애인복지정책을 무너뜨리기 위해 처절하게 투쟁하는 것’이라 촉구했다.

한편 이날 이 대통령은 라디오연설을 통해 “장애인복지 예산 및 정책도 노력하겠지만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없애는 사회적 노력 또한 계속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해 7월 시행된 장애인연금 통해 장애수당 받지 못했던 8만여명이 새롭게 지원받게 됐으며 오는 10월 활동지원제 시행에 따라 대상자가 3만명에서 5만명으로 확대된다”며 “장애아동돌보미파견서비스 지난해 1700명에서 올해 2500명으로 대폭 확대하는 등 장애인복지예산 8%(3조1674억원) 가량 늘어났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흥렬 시인(뇌성마비장애)의 ‘어떤 어미’라는 시를 인용하며 어떤 제도나 정책보다 장애인에 대한 마음의 창을 여는 게 중요하다고 피력했다.

이 대통령은 “장애인근로자 일에 대한 열정과 집중력, 책임감 뛰어나다. 업종과 직무에 따라 얼마든지 경쟁력 있는 근로자 될 수 있다”며 “기업들이 시혜적  차원에서 장애인고용 달성하기 보다는 진정한 배려와 적극적 자세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한 장애계 인사는 “이 대통령은 장애인복지 양적인 확대만을 생색낼 게 아니라 장애인들이 처해 있는 현실을 들여다보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며 “진정 장애인들을 국민으로 대우하는 대통령이라면 장애인들이 직업을 갖고 일하면서 지역사회에서 살 수 있는 사회적여건 마련됐는지 살피고 이를 위해 정부의 할 일을 고민하고 적극적으로 실천해야 하는 거 아닌가”고 지적했다.

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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