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기 목원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지난 18일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열린 ‘장애인발전기본법 제정을 위한 토론회’에서 “현행 장애인복지법은 장애인정책의 기본방향 및 목표를 명확히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며 "장애인 사회통합을 이루기 위한 실질적 대안으로서 장애인정책 기본계획과 재정마련 방안이 누락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장애인정책 기본방향과 내용 등을 담은 장애인정책기본법 제정해야 한다. 이 법은 장애인복지법을 포함한 다른 장애관련법들의 일반법 역할을 할 것"이라며 "성인지관점, 여성발전기금 등 도입한 여성발전기본법 등 통해 시사점 얻을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이 법에 장애인지적 관점이 반영된 장애인지예산의 도입이 명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애인지적 예산은 예산이 장애인과 비장애인에게 미치는 효과를 예산과정에서 고려해 자원이 장애인과 비장애인에게 평등한 방식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배분구조의 규칙을 변화시키고자 하는 활동을 의미한다.

또한 그는 장애인정책발전의 구체적 수단으로서 장애인정책발전기금의 명시를 통해 예산부족으로 정책이 축소, 좌절되는 일 없이 다양화된 복지수요에 보다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 교수는 청소년기본법 근거로 '청소년시설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 등 지자체 자치법규 제정돼 청소년쉼터 등이 지원받는 예처럼 장애인정책기본법도 지자체 조례까지 연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삼호 한국장애인인권포럼 장애인정책모니터링센터 소장은 "한국의 장애인관련법은 모두 10개로 소득보장, 인권, 교육, 교통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있다"며 "그러나 국가가 법을 능동적이고 계획적으로 제정했다기 보다는 장애인 사회의 불만 등에 따라 방어적으로 제정한 탓에 법률들 사이의 유기적 관계 및 체계성, 실효성 떨어진다"고 꼬집었다.

그는 "장애인복지법 첫 제정당시 특수교육진흥법 이외 다른 법이 없었던 상황에서 인권, 복지서비스 등 '백화점식'으로 담고 있던 이 법이 나름대로 역할을 했다"며 "그러나 이제 서비스 관련법들이 제정되면서 기본법 또는 서비스법 어느 쪽으로도 역할을 해 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 법은 동등한 참여, 자기결정권 등 최근 장애인복지 패러다임에 대해 대응하지 못한다"며 "장애인복지법 전면적인 쇄신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윤 소장은 "현행 장애인복지법은 사회복지사업자들의 이해를 대변하는 사회복지사업법의 특별법으로 돼 있다"며 "사회복지사업법으로부터 독립성 획득 및 기본법 서비스급부법으로서 전면개정을 통해 인권법인 장애인차별금지법과 이원화를 꾀하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장애인 복지를 전국 수준에서 조정 및 관리, 감독할 수 있는 통합적인 상설기구 '국가장애위원회'를 설치토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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