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지자체들의 장애인복지예산 집행이 장애인복지관, 생활시설 등 시설운영지원에 주로 편중된 것으로 나타나 각 지역 장애인의 특수한 복지욕구와 사회참여 및 자립생활 지원 등에 대한 정책은 아직도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근식 한국장애인인권포럼 장애인정책모니터링센터 연구위원은 지난 20일 하이서울유스호스텔에서 열린 ‘2010년 지자체 장애인예산 분석 토론회’에서 “지방정부의 장애인예산이 장애인생활시설, 장애인복지관 운영 등 지방이양사업에 편중돼 있어 지역사회 장애인들에게 실제적인 도움을 주는 정책사업이 매우 부족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7월부터 올해 4월까지 진행됐으며 16개 시도 및 232개 시군구의 복지, 고용, 문화 등 전 부처에 걸친 장애인예산을 국고보조금, 시도비보조금, 지자체 자체예산 등으로 나누어 분석했다.

현 연구위원은 “대부분의 장애인복지사업이 지방이양된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자체는 시설운영비예산을 충당하기에도 벅차다”며 “지자체의 재정 격차로 인해 발생되는 사회복지서비스의 불균형도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16개시도의 시설예산은 전체 장애인예산의 약 30~40%로 가장 많이 차지하고 있었으며 소득보장이 약 20~30%인데 반해 자립생활 및 사회참여와 연관된 자립생활예산 약 12%, 이동·편의예산 6%, 문화·체육·정보예산 2%대로 확인됐다.

또한 기초지자체 자체예산사업은 국비나 시도비의 매칭펀드가 아닌 순수하게 자체예산만으로 의지를 갖고 진행하는 사업으로 우선 서울시 강남구의 경우 재정자립도가 높은 지자체인 만큼 지역장애인의 욕구가 높은 장애인도서관 운영(1억905만원), 장애인무료식당 운영(4억2110만원) 등 사업에 과감하게 예산 편성을 하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장애인복지관 운영(4억60만원), 직업재활센터 운영(5억9855억) 등 강남구 장애인 정책 방향은 여전히 지역시설에 많이 편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광역시 자치구 중 자체사업 예산이 최하위인 자치구는 편의시설예산과 장애인복지업무사업비만 편성하고 있었으며 광역도 중소도시는 장애인복지관 등 건립비용이 일시적으로 편성된 경우가 많고 광역도 농어촌은 시설위주로 편성되고 있으며 장애인당사자 욕구를 반영한 사업은 거의 찾아보기 힘든 실정이다.

현 연구위원은 “이는 일선지자체들이 지역특색에 맞는 장애인정책사업을 계획하지 않고 중앙정부가 광역시도에 의해 지정된 사업을 주로 시행한다는 의미로 지역장애인 당사자의 삶에 밀착된 정책수립이 절실히 요구된다”며 “정부는 사회복지지방이양사업 중 특히 장애인생활시설 등 사업범위와 규모가 커 지자체 재정부담이 높은 사업에 대해 국고보조사업으로의 환원과 재원배분 등 구체적 검토를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장애인예산에 대한 개념이 아직 불명확하다”며 “일선 지자체에선 주로 복지예산만을 장애인예산으로 인식하고 있지만 고용, 문화, 건설 등 전 분야에 걸친 장애인예산도 포함돼야 한다. 장애인예산의 적절한 기준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분석결과에 따르면 광역시도 예산에 기초지자체 예산을 더한 후 중복된 것을 뺀 ‘지자체장애인예산’ 총액은 2조4710억원으로 지자체 총예산에 대한 장애인예산 평균비율은 2,03%이며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대전시(장애인예산 869억7427만원) 3.25%, 광주시(737억8231만원) 2.97%였다.

지역 장애인의 평균적 복지수준을 나타내는 1인당 장애인예산(광역시도)은 평균 102만원으로 제주도가 178만원으로 가장 높았으며 대전시 141만원, 광주시 119만원 순이었으며 낮은 순으로는 전남도 81만원, 부산시 84만원, 인천시 88만원이었다.

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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