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강남의 한 장애인 특수학교가 건물만 번지르르하고, 실장 내부 기자재가 확보되지 않아 통학버스 운행도 중단위기를 맞고 있어 주위의 빈축을 사고 있다.

28일 강남학교 등에 따르면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상하동 강남대학교 캠퍼스 내 1만1240㎡ 부지에 연면적 1만4775㎡, 지하 2층, 지상 9층 규모로 건립된 강남학교는 경기도가 75억원, 용인시가 110억원, 강남대가 10억원의 건축비를 분담했다.

강남대학교 학교법인이 운영을 담당하고 도교육청이 연간 20억원의 인건비와 운영비를 지원하는 이 학교에는 이미 개교 전인 지난달 2일부터 24학급 140명의 장애학생들이 입학해 수업 중이다. 그러나 학생들이 교육하고 치료를 받기 위한 기자재들은 상당수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이 학교는 전체 필요 기자재 1만1000여점 가운데 현재 50%가 조금 넘는 6000여점을 확보한 상태라고 밝혔다. 또 놀이치료실, 미술치료실, 물리치료실, 언어치료실 등 장애인 학교에서는 필수적인 각종 치료실의 장비도 40%가량만 확보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학교 4층에 설치된 물리치료실에는 소형 보행보조기 2개만 덩그러니 놓여 있을 뿐 다른 장비들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옆 음악치료실과 언어치료실, 놀이치료실 등에도 책상과 의자 몇 개만 있을 뿐 학생들 치료에 필요한 장비가 보이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장애 특수학교에 필요한 학생용 통학버스도 언제 운행 중단될지 모르는 상황이다.

학교측은 “학생들이 입학하고 1주일 뒤 부랴부랴 버스 4대를 임대해 통학버스로 운영하고 있으나 버스 1대당 매월 550만원인 운영 예산을 아직 확보하지 못한 채 '외상'으로 운영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임금을 받지 못한 통학버스 운전자가 최근 갑자기 그만둔 것은 물론 어떤 기사는 사전 통보도 없이 하루 결근, 학생들이 등교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강남대학교 법인에서는 “이미 기자재 확보 등을 위해 10억원을 투자한 상황에서 추가 투자에 어려움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학교 측은 이어 "교육 및 치료실 기자재를 점차 확보해 나갈 것"이라며 "다만 예산이 부족한 만큼 도교육청과 지자체에서 적극적으로 예산을 지원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도교육청과 경기도, 용인시는 "당초 학교설립 협약 당시 기자재는 강남대학교 법인에서 맡기로 했던 것"이라며 재정 여건과 관련 규정 등으로 인해 강남학교에 추가 예산지원이 어렵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부지 확보 문제 등으로 당초 계획보다 4년여 늦게 개교한 용인강남학교가 학교 건물만 번듯할 뿐 교육 기자재와 치료 장비 등이 크게 부실한 것은 물론 추가 확보계획도 불명확해 학생들이 또 다른 피해를 당할까 우려되고 있다.

문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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