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도에 사는 A씨는 요즘 전동휠체어를 싸게 주겠다는 전화를 부쩍 많이 받는다.

건강보험에서 급여로 지급하는 209만원짜리 전동휠체어를 본인부담금 41만8000원(20%)을 받지 않고 팔겠다는 것이다. 게다가 전동휠체어신청이 가능한 장애인을 소개해 주면 최고 35만원까지 사례비를 주겠다고 한다. 본인부담금을 걱정하던 A씨에게는 반가운 이야기지만 왠지 속고 있다는 찝찝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올해는 2005년 국민건강보험이 전동휠체어와 전동스쿠터를 지급한지 6년(내구연한)이 도래하는 시점으로 장애인들의 수급신청이 몰릴 것으로 예측되면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이다.

60만원짜리 수입산 전동휠체어가 건강보험급여 기준금액인 209만원으로 둔갑, 유통돼 과다한 AS로 인한 장애인들의 경제적 부담이 가중되고 심지어 안전을 위협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이 원희목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2009년 전동휠체어 및 전동스쿠터 수입현황’자료에 따르면 보장구 판매업체들은 60만원~100만원대의 전동휠체어를 수입해 209만원에 판매, 최고 140만원까지 유통마진을 챙겼으며 이중 최고가 제품은 1100만원(판매가)으로 656만원에 수입해 443만원의 마진을 벌어들이고 있었다.

전동스쿠터의 경우도 70만원~90만원에 수입해 167만원(건강보험급여기준액)에 판매, 최고 92만원의 마진을 남겼으며 최고가 스쿠터는 300만원(수입가 138만원)으로 마진 161만원을 챙기고 있었다.

이들 업체는 소매유통마진을 본인부담금 20%(41만8000원)를 면제해 주거나, 그에 해당하는 현물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또다시 부당행위를 벌이고 있었다.

장총에 따르면 지난 2005년 4월 전동휠체어 건강보험급여 적용 이래 휠체어 수리건수는 1374대의 경우 878건으로 전체의 63%가 A/S를 요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209만원 전동휠체어 구매자인 K씨의 경우 지난 6년간 총 22회의 A/S를 요청, 214만원의 수리비를 지출했다.

장총은 “수입ㆍ제조하는 제품의 원가가 싸면 쌀수록 업체들이 더 많은 이윤을 가져갈 수 있는 것이 우리나라 장애인보장구시장의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09만원 급여결정 시 내구연한 기간 동안 운행이 가능한 휠체어를 기준으로 결정했다”며 “그러나 건강보험 급여단가 수립 취지와 달리 판매업체들의 잇속 챙기기와 편법 판매방식에 따라 판매된 저가의 중국산 전동휠체어는 장애인의 안전에 위해를 가할 수 있고 과다한 A/S로 인한 추가비용만 발생시키며, 건강보험 재정에도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노인장기요양보험 복지용구처럼 가격결정시스템을 도입, 209만원 상한가를 지정해 두고 개별수가 방식으로 변경해야 한다”며 “저가 전동휠체어의 퇴출 및 업체의 책임강화, 사용자의 추가부담 감소 등으로 연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올해는 2005년 시작된 전동휠체어 건강보험급여제도의 첫 내구연한이 도달하는 시기로 1만1000여대의 신규수요가 예측된다”며 “정부와 건강보험공단은 하루빨리 기존 전동휠체어 급여지급체계를 개선하고 체계적 사후관리시스템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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